다시 높아진 상대적 빈곤율…100명 중 15명 ‘빈곤선 아래’

고령·여성·장애인 빈곤 집중…성별 가사노동 격차 여전
재생에너지·의료인력은 OECD 하위권…포용성 개선 과제


[국가데이터처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우리나라 상대적 빈곤율이 다시 상승하며 ‘빈곤선 이하’ 인구가 100명 중 15명을 넘어섰다. 고령층·여성·장애인에 빈곤이 집중되는 구조적 취약성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30일 발간한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 이행현황 2026’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처분가능소득 기준 상대적 빈곤율은 15.3%로 전년(14.9%)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2019년(16.1%)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대적 빈곤율은 중위소득의 50% 이하 소득 계층 비율을 의미한다. 사실상 사회 내 ‘최소 생활수준’ 이하 인구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다. 2011년 18.5%에서 2020년 15.1%까지 하락 흐름을 보였지만, 최근 다시 반등했다.

고령·여성·장애인 ‘빈곤 집중’…성평등 ‘법은 상위권, 현실은 하위권’


연령별 상대적 빈곤율 [국가데이터처 제공]


연령별로 보면 66세 이상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7.7%로 전체 평균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특히 여성 고령층은 42.7%에 달해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 나타났다.

장애인구의 빈곤율도 35.4%로 비장애인(14.2%)보다 2.5배 높은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경제·보건 지표는 개선됐지만 사회적 포용 측면에서는 구조적 한계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성평등 지표 역시 개선이 더딘 분야로 지목됐다. 제도적 기반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권이지만, 고용과 소득 등 실질적 지표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가사·돌봄 노동의 성별 격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하루 시간의 11.5%를 가사·돌봄에 사용해 남성(4.0%)의 약 2.8배에 달했다.

맞벌이 가구에서는 아내의 가사노동 시간이 남편의 2.9배였고, 여성 외벌이 가구에서도 아내(11.1%)가 남편(7.4%)보다 1.5배 많은 시간을 투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 격차도 여전했다. 2024년 기준 여성 임금은 남성의 70.9% 수준에 그쳤다.

의료인력·재생에너지 ‘OECD 하위권’…정치 효능감은 하락


보건의료 인력은 증가했지만 여전히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2023년 기준 인구 1000명당 보건의료 인력은 9.3명으로 2011년(5.5명)보다 늘었지만 OECD 평균(14.4명)에는 크게 못 미쳤다.

의사는 2.7명, 간호사는 5.2명으로 각각 OECD 평균(의사 3.9명·간호사 8.8명)을 밑돌았다. 특히 지역 간 격차가 뚜렷해, 도 지역은 의사 2.1명·간호사 4.3명으로 특별·광역시 대비 크게 낮았다.

재생에너지 비중도 낮은 수준이다. 최종에너지 소비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4.1%(2022년 기준)로 OECD 국가 중 최하위였다.

반면 일부 지표는 개선 흐름을 보였다. 2023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살인범죄 피해자 수는 0.48명으로 일본에 이어 OECD 2위 수준의 낮은 범죄율을 기록했다.

수질 역시 ‘좋음’ 등급 비율이 93.6%로 노르웨이에 이어 OECD 2위를 차지했다.

다만 국민이 체감하는 정치 효능감은 2024년 2.5점(5점 만점)으로 2010년대(2.7~2.9점)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은 경제·혁신·보건 분야에서는 상위권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빈곤과 성평등 등 사회적 포용 영역에서는 여전히 구조적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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