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후티 반군, 공식 참전 선언…호르무즈 이어 홍해도 막히나

이스라엘에 첫 미사일 발포하며 참전 공식화

후티 최대 무기는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해상 원유 물동량 10% 지나는 길목도 막힐 우려

지난 27일(현지시간)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 열린 이란 지지 집회에서 후티 지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무기를 들어 올리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이란의 지지를 받는 대리세력 중 하나로 꼽히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참전하겠다고 28일(현지시간) 공식 선언했다. 이란이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것처럼 후티 반군은 홍해 남단의 관문 바브엘만데브해협 봉쇄를 무기로 사용할 수 있어, 세계 경제에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후티 매체 알마시라에 따르면 야히야 사리 후티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스라엘 적의 주요 군사 목표물을 겨냥해 미사일 공격 등 첫 번째 군사 작전을 수행했다”며 참전을 공식 선언했다. 사리 대변인은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저항전선에 대한 공격이 중단될 때까지 우리의 작전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 작전은 이란의 무자헤딘(이슬람 전사) 형제들과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수행한 영웅적인 작전과 시기적으로 일치했다”고 밝혔다. 미사일 발사가 이란 군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과 조율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예멘에서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미사일이 발사된 것을 확인했으며 방공시스템을 가동해 이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후티는 이날 미사일 공격이 이스라엘 방공망에 막혔지만, 진짜 무기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이다. 수에즈 운하에서 홍해를 지나는 남단에 있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해상 원유 물동량의 10% 이상이 통과하는 길목이다. 수에즈 운하를 통해 걸프 지역의 원유가 유럽으로 갈 때 주로 택하는 항로다. 이곳을 봉쇄하는게 후티의 가장 큰 무기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가장 좁은 폭이 32km로, 호르무즈 해협(34km)보다도 짧아 공격의 표적이 되기 쉽다. 후티가 대함미사일과 드론, 폭발물을 갖춘 고속단정 등을 동원하면 해협 봉쇄는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된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기뢰를 설치할 가능성도 있다.

후티는 앞서 2023년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했던 때에도 팔레스타인의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상선을 수십차례 공격한 바 있다.

후티가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등 홍해를 지나는 선박에 대한 군사행동을 본격화하면 글로벌 물류 차질과 에너지난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 미군 작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항공모함 전단의 움직임도 제약을 받을 수 있다.

28일 예멘 사나에서 후티 반군 대변인 야히야 사레아가 텔레비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발표하고 있다. [EPA]

카타르 도하대학원연구소의 무함마드 엘마스리 교수는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후티가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홍해, 궁극적으로 수에즈 운하까지 봉쇄하겠다고 결심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해 2개의 주요 병목지점이 다 막힌다”고 말했다.

알자지라는 수입품 운송 경로의 30%를 홍해에 의존하는 이스라엘 경제가 우선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며, 현재 지중해에서 정비 중인 미 해군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함의 향후 전개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매체 예디오트아흐로노트도 “후티가 참전하면서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쏜 건 전략적, 군사적 이유가 있다”며 “미군 항모가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것을 방해하겠다는 목표임이 명백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예디오트아흐로노트는 후티의 참전이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홍해변 얀부항에서 수출용 원유를 선적하려는 것을 견제하는 차원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미 해군의 포드 항모는 지난 12일 발생한 화재에 따른 피해를 복구하고자 그리스 크레타섬의 수다기지에 기항했다. 아라비아해에서 임무 중인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는 이란군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고, 작전 지원을 위해 조지 H.W. 부시 항모가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