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비축유 20일분 추가 방출 검토…일본인 49% “정부 원유 대응 불충분”
UAE·사우디 우회 경로 활용…美 텍사스 공급 4배 확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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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행인이 일본 도쿄의 주유수를 지나가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중동발 원유 공급난이 지속되자 일본 정부가 대체 경로와 비축유 방출을 통해 내달 원유 확보 물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NHK가 5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우회 경로를 통한 조달과 비축유 활용을 병행해 다음 달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60% 수준의 원유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이달 확보량이 전년 대비 약 2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대체 조달 경로로는 아랍에미리트(UAE) 동부의 푸자이라항과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얀부항을 활용해 홍해를 경유하는 루트 등이 거론된다. 이를 통해 UAE와 사우디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절반 수준의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국 텍사스주로부터는 지난해 공급량의 약 4배에 달하는 원유를 들여올 것으로 예상되며, 아제르바이잔 등에서도 추가 물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러한 대체 조달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물량은 비축유 방출로 충당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내달 국가 비축유에서 약 20일분을 추가로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대체 경로를 통한 조달과 비축유 방출을 통해 내년 초까지 필요한 원유 공급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NHK는 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대체 경로 등을 통한 원유 확보를 추진하고 있으며 필요한 만큼의 석유가 확보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대체 경로를 통한 (원유)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며 중동, 미국, 중앙아시아, 중남미, 캐나다 등을 대상으로 정부와 민간 기업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달 28일에는 사태 발생 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은 유조선이 처음으로 일본에 도착했다. 조만간 중동에서 출발한 유조선이 추가로 일본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일본에는 약 8개월분의 석유 비축량이 있으며 여기에 대체 조달도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중동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석유 공급 불안이 확산하자 일본 정부는 비축유 방출, 보조금 지급 등의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유가 급등 여파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일본 주요 항공사들은 6월 이후 발권하는 국제선 항공권의 유류 할증료를 최대 2배가량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원유 공급량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던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도 엑스에 올린 글에서 ‘6월에 나프타 공급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일각의 지적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미 조달을 마친 수입 나프타와 국내에서 정제한 2개월분에 더해 폴리에틸렌 등 나프타로 만드는 중간 단계 화학 제품 2개월분 등 적어도 국내 수요 4개월분을 확보하고 있다”며 국내 정제와 중동 이외 지역으로부터의 수입량 증가를 통해 더 많은 물량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민 생활과 경제생활에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정적인 공급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도통신이 이달 4∼5일 1천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다카이치 내각의 원유 공급 부족 대응과 관련해 49.3%가 ‘불충분하다’고 밝혔다. ‘충분하다’는 의견은 41.4%였다.
응답자 89.5%는 중동 정세 악화가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한다’고 밝혔고, 69.6%는 휘발유 가격 급등을 억제하기 위한 보조금 지급을 지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에 자위대를 파견하기 위해 헌법을 개정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64.4%가 ‘필요하지 않다’, 30%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각각 나타냈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내각 지지율은 전달 조사 대비 0.3%포인트 하락한 63.8%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