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너무 많아 vs 여전히 부족…변시 합격발표 앞두고 합격자수 신경전 [세상&]

15회 접수 인원 3757명…24일 합격 발표 전망
합격률 50%대로 고착화…지난해 1744명 합격
대한변협 “단계적 감축해 1000명 이하 정상화”
로스쿨협의회 “합격률 80% 수준으로 조정해야”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들이 6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변호사 배출 수 감축’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제15회 변호사시험 합격발표를 앞두고 적정 합격자 수를 둘러싼 변호사 단체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간의 의견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 최근 변시 합격률이 50% 초반대로 고착화된 상황에서 변호사 단체들은 법률 시장의 경쟁 심화를 완화하기 위해선 연간 합격자 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로스쿨은 국민의 사법권 보장 측면에서 변호사의 수가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합격률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7일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시행된 15회 변시에 응시원서를 접수한 인원은 총 3757명이다. 법조계에서는 이중 절반을 웃도는 수준에서 합격자 수가 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12년 1회 변시에서 87.14%의 높은 합격률을 기록한 이후, 회차가 거듭되면서 수치가 점차 하락해 50%대로 합격률이 고착화됐다. 최근 5년 동안의 변시에선 매년 50% 초반대의 합격률을 보였다. 지난해 치러진 14회 변시는 3763명의 응시자 중 1744명이 합격해 52.27%의 합격률이 나타났다. 이보다 앞선 회차에서의 응시자 대비 합격자의 비율은 ▷2021년(10회) 54.06% ▷2022년(11회) 53.55% ▷2023년(12회) 52.99% ▷2024년(13회) 53.04% 등을 나타냈다.

법무부가 변호사시험 일정을 공지하며 언급한 이달 24일께 15회 변시 합격발표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적정 합격자 수에 대한 논쟁은 첨예해지고 있다. 변호사들을 대표하는 법정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변호사 공급 과잉 상태를 완화해야 한다며 올해부터 합격자 수를 1500명 이하로 줄일 것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고,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와 로스쿨 원장단 등은 변시 제도의 취지와 법률서비스 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해 합격자 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변시 합격자 수를 둘러싼 논쟁은 사법시험이 사라지고 법조인 배출 경로가 로스쿨 체제로 단일화되는 과정에서부터 시작됐다. 시험 회차가 거듭되면서 재응시자 누적과 함께 ‘오탈자’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한편, 법률 시장에선 변호사 수 급증으로 수임 경쟁이 격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각 단체 간의 신경전은 더욱 격렬해지는 모습이다.

변협 측은 전날(6일) 법무부가 있는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15회 변시 합격자 발표에서 기존의 배출 규모를 철회하고, 실질적인 감축안을 결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변협은 법무부에 “단계적 감축을 통해 연간 합격자 수를 1000명 이하 수준으로 정상화하는 중장기 수급 로드맵을 확정하라”고도 요구했다.

김정욱 변협회장은 “현재 대한민국 법조시장은 단순한 불황을 넘어 구조적 붕괴의 단계에 진입했다”며 “2026년 4월 기준 등록 변호사는 3만8234명으로, 로스쿨 도입 17년 만에 4배 급증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 신규 등록 변호사 수는 일본의 4~6배에 달한다”면서 “우리나라의 법조유사직역의 수는 60만명 이상으로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이라고도 말했다. 아울러 “법무부는 법률 인공지능(AI) 서비스의 등장, 생산인구의 감소로 인해 변호사 취업공고가 감소하는 등 법률서비스 수요 축소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해마다 1700명 이상의 신규 변호사를 배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국 25개 로스쿨 협의체인 로스쿨협의회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변시 합격률을 높여 변호사 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현재의 50%대 합격률은 유능한 인재들을 수차례 재응시로 내몰아 사교육 시장에 의존하게 만드는 기형적 구조를 고착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성명에는 협의회를 구성하는 전국 25개 로스쿨 원장 일동이 참여했다.

협의회는 “변시 합격자 결정은 ‘기존 변호사의 기대수익’이 아니라 ‘모두의 사법접근권 보장’ 측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 한국의 인구 1만명당 변호사 수는 7.2명으로, 미국·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18∼35% 수준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협의회는 이어 “변시 입법 취지와 로스쿨 제도의 도입 취지에 부합하도록,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응시자 대비 80%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며 “단계별 합격률 상향 조정 등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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