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헝가리 공장, 가동률 80% 돌파

글로벌 전사평균 대비 ‘2배’↑
전기차 캐즘에도 ‘풀가동 수준’
유럽 EV 시장 21% 성장 영향
폭스바겐·포드 고객사 수요도


SK온 헝가리 코마롬 공장 전경. [SK온 제공]


SK온의 유럽 생산 거점인 헝가리 공장이 유럽 전기차 시장의 견조한 성장세에 힘입어 역대 최고 수준의 운영 효율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헝가리 코마롬에 위치한 SK온 2공장은 현재 셀과 모듈 생산라인을 모두 가동 중이며, 가동률은 80%대 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SK온 국내외 공장 평균 가동률(48.7%)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2024년부터 장기화되고 있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국면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풀가동’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SK온은 최근 고객사 수요 증가에 맞춰 프로젝트 물량 대응을 확대하며 생산 강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 공장은 폭스바겐그룹과 포드 등에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공급하는 유럽 핵심 생산기지다.

이 같은 가동률 상승은 유럽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 데이터를 보면 올해 1~2월 유럽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1% 성장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이 8% 감소하고 북미와 중국이 각각 36%, 26%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흐름이다. 유럽에서 지난해 12월 전기차 판매가 처음으로 내연기관차를 넘어서기도 했다.

전기차 시장 회복을 견인하는 핵심 요인으로는 ‘유럽 주요국의 정책 지원’이 꼽힌다. 독일과 프랑스는 적극적인 보조금 정책에 힘입어 1~2월 전기차 판매량이 각각 26%, 30% 증가하며 시장 성장을 주도했고, 이탈리아 역시 유럽연합(EU) 인센티브 프로그램 효과로 98%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독일은 2023년 말 보조금 조기 종료 이후 판매가 급감하자 2024년 법인 전기차 세제 혜택을 확대하고 올해 보조금 재도입을 추진하는 등 정책 보완에 나섰다. 영국도 승용 전기차 보조금 폐지 이후 시장이 둔화되자 지난해 하반기 할인 형태의 지원 제도를 다시 도입하며 수요 회복에 힘을 싣고 있다. 크리스 해런 E-모빌리티 유럽 사무총장은 “올해 유럽 전역에서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SK온의 주요 고객사인 폭스바겐의 판매 호조가 공장 가동률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으며, 대표 모델인 ID.4와 ID.7 등에 SK온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다.

내부 생산성 개선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SK온은 기술 인력 확충과 설비 운영 효율화, 장비 안정화 작업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 왔다. 단순 수요 증가를 넘어 운영 역량 개선이 가동률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높은 가동률이 연중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배터리 공장 가동률은 완성차 업체의 생산 일정과 재고 조정, 신차 출시 계획 등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완성차 생산 전략 변화에 따라 일부 조정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헝가리 공장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U가 공공 조달과 지원 정책에서 ‘유럽 내 생산’ 요건을 강화하면서 현지 생산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발표된 산업가속화법(IAA)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보조금 요건 충족을 위해 ‘유럽산 배터리’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SK온은 올해 전기차에 이어 유럽 ESS(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헝가리는 유럽 완성차 생산벨트의 중심지로 꼽힌다. 반경 500㎞ 내에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스텔란티스 등 주요 완성차 공장이 밀집해 있어 공급망 효율성이 높다.

SK온은 2018년 헝가리 진출 이후 코마롬 1공장(연간 생산능력 7GWh), 2공장(10GWh), 이반차 공장(30GWh)을 잇따라 가동하며 현재 총 47.5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반면 중국 CATL은 헝가리 공장 양산이 지연되고 있고, SVOLT는 유럽 사업 철수를 선언하는 등 경쟁사 대비 선제적 투자 효과도 부각되고 있다.

SK온 관계자는 “가동률은 고객사 생산 일정과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있는 지표”라며 “현재는 수요 흐름에 맞춰 안정적으로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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