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에너지 충격 몇년 간다”…휴전에도 유가·공급 불안 지속

비롤 총장 “인프라 훼손 여파 장기화”
유럽 “4월까진 버텨도 이후 디젤·항공 차질”
독일·폴란드, 기름값 억제책 유지
해운업계 “호르무즈 정상화 6~8주 필요”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22일(현지시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초래된 에너지 위기가 두 차례의 오일쇼크와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위기를 합한 것만큼 심각하다고 경고했다.[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과 이란 간 2주간의 휴전에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와 에너지 인프라 손상으로 공급 차질이 이어지면서 유가와 물류 모두 당분간 정상화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과의 인터뷰에서 “에너지 공급과 관련한 여파를 몇 달, 심지어 몇 년까지 느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충돌로 주요 에너지 인프라가 훼손되면서 복구와 재가동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유럽은 단기적으로는 버틸 수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비롤 총장은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재개방되지 않더라도 4월까지는 큰 문제 없이 대응 가능하다”면서도 “몇 주가 지나면 디젤과 등유 공급이 어려워지고 항공 교통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휴전 소식에 국제유가가 약 20% 급락했지만, 각국은 가격 안정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판단에서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앞으로 몇 주간 상황을 매우 신중하게 봐야 한다”며 주유소 가격 상한제와 부가가치세 인하 조치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도 유사한 입장이다. 제바스티안 힐레 독일 정부 부대변인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전쟁 이전 상태로 즉시 돌아가긴 어렵다”며 “언제든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름값이 단기간에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유럽 내 연료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독일에서는 디젤 가격이 L당 2.471유로, 휘발유는 2.208유로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선박 보험료 상승과 호르무즈 통행 비용 증가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운업계 역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독일 해운사 하파그로이드는 호르무즈 해협 항행이 정상화되기까지 6~8주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도 선박 통과를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덴마크 머스크 역시 이번 휴전이 해상 안전을 충분히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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