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차기 한인회장 김병대씨, 인권연 재정관리 ‘의혹’ 투성이

인권연 샌디에고 지회  장애우봉사단체 ‘핸드인 핸드’ 기부금 내역 공개 요구
비영리 법인 명의도 IRS에 의해 정지상태…임시 이사회 열어 대응방안 논의

PHOTO
한미 인권연구소 샌디에고 지회 이사진이 지난 8월 24일 한식당 ‘부가’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전임 김병대 회장 당시의 재정관리 상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맨 왼쪽이 최 삼 회장, 그 오른쪽이 김길복 이사장.

샌디에고 차기 한인회장인 김병대씨가 한미 인권연구소 샌디에고 지회(이하 인권연 지회) 회장 재임 당시 투명하지 못한 재정관리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인권연 지회(회장 최 삼)는 지난 8월 24일 오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운영상의 긴급 안건에 대해 논의했다. 긴급 안건이란 인권연 샌디에고 지회의 비영리 법인 복원에 관한 건과 전직 회장단의 재정 인수인계 내역 규명에 관한 건, 그리고 차후 대응책 마련에 관한 건 등 세가지였다. 이 과정에서 김병대씨에 관한 의혹이 불거져 샌디에고 한인커뮤니티가 수근거리고 있다.

김길복 이사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 임시이사회에서 최 삼 회장은 세가지 안건과 관련된 상황에 대해 그 배경을 설명하고 이사들의 의견을 들었다.

비영리단체 복원 문제

최 회장은 회장직을 맡고 난 후 주정부에 회장직 변경을 등록하는 과정에서 인권연 샌디에고 지회가 지난 2009년 이후 지위정지(Suspension) 상태임을 발견, 이를 복원하려는 과정에서 연방국세청(IRS)으로부터 구좌가 강제정지 상태임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경위를 추적한 결과 지난 2009년 김병대 전 회장 때부터 박재효 전 회장 때까지 가주정부에 비영리 법인으로 등록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최 회장은 설명했다.

전직 회장단의 재정 인수인계 내역 규명

현 회장단은 이날 이사회에서 전직 회장단에 명확한 재정 보고 내역과 인수인계 내역을 공식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2009년부터 현재까지 김병대 전 회장대부터 박재효 전 회장때까지 회계 관련 자료가 전혀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한인사회를 위한다는 비영리 단체에서 회계장부는 물론 재정보고 문건이 전무하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개탄했다. 특히 회장단은 장애우 봉사단체인 ‘핸드인 핸드’를 직접 운영했던 김병대 전회장이 인권연 샌디에고 지회(KAIHRSD) 명의로 기부금을 받은 내역에 대해 전적으로 그 내역을 공개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최 회장에 따르면 김병대 전회장이 회장직을 그만두면서 ‘핸드인 핸드’를 독립 단체로 운영하기로 하고 기부금을 모았지만 정작 기부금을 받을 때는 여전히 인권연 샌디에고 지회 명의를 사용했다. 이 경우 인권연 지회의 재정 수입 내역에 일단 보고돼야 하는데도 명확한 입출금 내역없이 기부금이 처리되었고 심지어 김병대 전회장이 은행구좌의 예금주가 아닌데도 인권연 지회 명의의 체크를 어딘가에 입금한 후 ‘핸드인 핸드’의 사업에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길복 이사장은 단체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핸드인 핸드’에 관련된 기부금 내역 역시 상세하게 공개돼야 하며 이에 대한 명확한 문건과 자세한 해명이 없을 경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금까지 커뮤니티 관계자들을 통해 김병대 전 회장측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계속해서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라며 “더이상 기다릴 수 없기에 변호사를 통해 요구사항을 전달하게 됐다”라고 이사회에서 말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향후 모든 대응책 마련에 대한 모든 권한을 회장단에 일임하고 앞으로 이사회를 통해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로 뜻을 모았다.

샌디에고/하소영 기자

최 삼 회장 인터뷰

-당사자끼리 해결점을 찾아 볼 수도 있지 않은가

▲박재효 전회장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런데 정작 모든 사태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병대 전회장이 철저하게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는 것같다. 당사자는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오히려 다른 단체 관련자들이 타협을 요구하고 있다. 진전이 없다면 이사회의 결정대로 법적 절차를 밟으려고 한다.

-타협을 요구하는 다른 단체라면?

▲며칠 전까지 한인회장을 한 전직 단체장이 계속 전화를 해서 김병대씨를 데려와 사과하도록 할테니 이러지 말라고, 지금 한인회와 싸우자는 거냐며 심지어 고함까지 질러댔다. 김병대씨가 한인회장으로 무투표 당선되었다고 내가 그것을 어떻게 하려는 음모라도 꾸민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인권연 지회의 올바른 위상을 회복하려는 의도이지 다른 단체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나는 누가 한인회장을 하든 상관이 없다. ‘인권’을 이야기하는 ‘인권연’에서 단체를 빙자해 불명확한 재정운영의 오점이 있다면 깨끗하게 밝혀 ‘인권’을 운운할 진정한 자질은 갖춰야하지 않겠나.

-한인사회에서 이렇게 시끄럽게 일을 키울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있는데.

▲잡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면 작은 커뮤니티, 작은 단체이기 때문에 자기들만의 끼리끼리 조직운영을 하는 단체들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작기 때문에 서로 봐주고 유야무야 넘어가는 한인단체들의 관행을 많이 보아왔다.

명분은 한인들을 위하고 대표한다면서 실제로는 명함 한장 만들어 명예를 얻어보려는 소수 몰지각한 이들 때문에 대다수의 한인들이 (단체활동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 아닌가. 한인들을 저멀리 내몰아놓고 자신들은 한인들을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착각이 한인 사회를 병들게 하는 것 아닌가. 나는 ‘인권연 지회’가 그런 단체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정리=하소영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