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 엔터] ‘내 딸 금사월’, 치매 할머니 조롱하고 키득키득…애들한테 이런 연기를?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아이들의 악랄함에 동심은 사라졌다. 귀여운 거짓말은 도를 넘고, 어른도 하기 힘든 악행은 섬뜩함에 몸서리가 쳐질 정도다. MBC 주말드라마 ‘내딸 금사월’에서의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그랬다.

결국 방통심의위의 철퇴를 맞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효종)는 지난 5일 전체회의를 열고, ‘내 딸 금사월’에 대해 징계 조치를 내렸다.

방통심의위는 ‘내 딸, 금사월’의 방송 초반 ▲어린이들이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미친 사모님’, ‘식충이’ 등으로 표현하는 내용, ▲ 어린이 출연자가 좋은 집에 입양되기 위해 거짓말을 일삼고, 친부를 죽음의 위험에 빠뜨리는 내용 등 어린이의 품성과 정서를 저해하는 비윤리적 내용 전개와 극단적인 캐릭터를 문제 삼았다. 


특히 아이들이 자의식 없이 저지르는 비정상적인 악행 장면을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를 포함해 방송,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5조(윤리성)제1항, 제44조(수용수준)제2항, 제45조(출연)제1항 위반으로 ‘주의‘ 제재를 내렸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4조(수용수준) 2항과 제45조(출연) 제1항이다. 방송심의 규정에선 “어린이 및 청소년 시청보호시간대에는 시청대상자의 정서 발달과정을 고려하여야 한다”(제44조 2항), “방송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그 품성과 정서를 해치는 배역에 출연시켜서는 아니 된다”(제45조 1항)고 나와있다.

전남편과의 재결합을 위해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자살하겠다고 협박하는 내용도 같은 이유로 문제가 됐다.

이미 방송 당시에도 과거 드라마에서 보여왔던 아이들의 악행 수준을 뛰어넘은 이 장면들은 이미 논란이 됐다. 작가의 의도로 쓰여진 드라마인데 어린이 연기자들에게 성인들도 하기 힘든 비윤리적인 대본을 연기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도마에 올랐다.

아서 방통심의위는 최근 종영한 JTBC ’내 나이가 어때서‘에도 경고 제재를 내렸다. 


‘내 나이가 어때서’는 연예인 자녀, 아역 연기자 등 7세 ~9세 사이의 어린이들이 출연, 이들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풀어냈다. 어른의 세계에서 빈번하게 빚어지는 주제를 다룬 만큼 여느 키즈예능처럼 순수한 동심은 없다. 어린 아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독설은 어른들의 것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거침이 없었다.

특히 이 프로그램에서 아이들은 “(박지윤) 남편이 일하러 나오는 저에게 뽀뽀를 해달라고 할 때 거절하기가 힘듭니다.”, “(이휘재) 주구장창 뽀뽀만 하는 겁니까?”(중략), “(정준하) 최동석 아나운서가 반듯한 이미지로 뉴스를 진행하는 분인데…”, “(이휘재) 밤에 되게 야하구나”, “(김준현) 위원들 앞에서 어디까지 이야기 하실 겁니까?”라며 세 명의 MC가 대화를 나눈 부분이 지적됐다. 이후 박지윤은 “엄마랑 아빠랑 뽀뽀하는게 야한가요?”라고 말하자 한 어린이는 “(김태린)엄마랑 아빠랑 뽀뽀한 적 거의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내용이 심의규정을 위반했다고 봤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4조(수용수준) 2항과 제45조(출연) 제1항이다.

이 프로그램은 애초에 평범한 7~9세의 어린이 보다는 아역 연기자나 연기자로 활동할 예정인 아이들, 연예인 부모의 자녀 등으로 패널을 구성했다. 프로그램의 컨셉트는 명확했다. 기존 키즈예능과는 달리 “알 것 다 아는” 아이들의 어른 같은 대화가 재미를 주는 부분도 있었으나 시청자들 사이에선 불편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아이들의 거침없는 대화로 인해 지나치게 짜여진 대본처럼 보이는 점도 부인할 순 없었다. 프로그램은 지난 9월 1일 첫 방송돼 10월 13일까지 7회까지 방송된 뒤 종영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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