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N-윌셔 합병]상장은행간 통합 꿈 이뤘다…윌셔 고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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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셔은행 고석화 이사장이 합병 합의서에 서명하려는 순간 케빈 김 BBCN이사장겸 행장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황유나 기자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던가. 윌셔은행 고석화 이사장의 ‘상장 한인은행간 통합’의 꿈이 실현됐다.

고 이사장은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파동에 따른 금융위기로 은행업계가 초토화되는 현실을 목격하면서 커뮤니티뱅크의 생존법을 고민해야 했다. 윌셔은행은 1억달러에 가까운 부실대출을 정리하느라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호된 견제와 감시의 채찍질을 당해야 했던 터다. TARF라는 구제금융을 받아가면서 천신만고 끝에 회생의 실마리를 붙잡게된 지난 2011년. 고 이사장은 한미은행 노광길 이사장을 만나 통합을 제안했다. 여신규제가 심해지면서 작은 규모의 커뮤니티은행끼리 덩치라도 키워야 그나마 뭘 해보지 않겠느냐는 위기의식은 두 이사장의 마음을 합하게 했다. 윌셔은행과 한미은행의 합병작업은 소리소문없이 진행됐다. 그해 11월 한미은행은 7천만달러를 증자하며 윌셔와의 합병에 필요한 실탄을 마련했다. 그리고 이어진 12월 한미은행의 30주년 기념행사가 열리는 유니버설 힐튼 호텔에선 두 은행의 합병이 공식 발표되는 깜짝 이벤트까지 예정됐지만 막판에 무산됐다.

고 이사장은 행사장에 가려고 준비하던 참에 “발표를 연기하자”는 한미 노 이사장의 연락을 받고 실망과 분노의 감정의 휩싸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미 서너차례 합병 발표날짜를 미뤘던 터였기 때문이었다.

4년이 흘러 고 이사장은 한미측의 ‘방해공작’을 제치고 BBCN과 통합을 성사시켰다. 커뮤니티에 상장은행간 통합으로 한인이민사회의 경제적 성장의 상징탑을 세우겠다는 명분을 세운 것이지만 고 이사장으로서는 통합은행의 이사장직을 맡게되는 한편 지분율 또한 의미있는 수준으로 보유, 최대주주의 위상은 지키는 실속도 챙겼다. 고 이사장은 윌셔 주식의 7.21%, 특수관계자 지분을 합할 경우 10.24%를 보유한 절대주주다. BBCN과 합병으로 지분율은 줄어들겠지만 최대 주주로서의 자리는 변함이 없다. 대략 통합은행 지분의 5% 이상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배적인 주주의 위치 못 잖게 아들인 윌셔은행 피터 고 CCO(최고크레딧책임자)의 장래 거취도 보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BBCN과 윌셔 통합의 위너(Winner)는 고 이사장”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황덕준·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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