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혜리,“예뻐 보이는 것 내려놨다. 가수와 배우 차이가…”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 혜리(21)는 인터뷰할 때도 ‘응팔‘의 덕선이였다. 목소리도 크고 또랑또랑했으며 유쾌했다. 그렇게까지 큰 목소리로 안해도 된다고 했지만, 최선을 다하는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혜리의 소속사 대표와 이사는 “‘응팔’속 혜리의 모습은 우리가 매번 본 모습과 같다”고 말해주었다. 둘째의 설움을 지니고있는 드라마속 둘째 딸과 달리 실제로는 첫째 딸인 혜리는 최근 부모님에게 차를 바꿔주었다. 나이에 비해 철이 일찍 들어보였다. 자신의 두살 아래인 여동생이 “언니가 꼭 보라(덕선의 언니) 같았다”고 말했다고 혜리가 전해주었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혜리가 ‘응팔’의 덕선 캐릭터를 연기하며 돋보인 것은 예뻐보이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덕선‘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공중전화박스 유리에 얼굴을 눌러 못난이를 만드는 등 멜로 여주인공과는 거리가 먼 덕선이를 탄생시켰다.

여주인공이 왜 예쁘게 보이고 싶지 않았겠는가? 혜리는 택(박보검)과 키스신을 촬영했는데, 둘 다 첫 키스신이었다. 북경 호텔에서도 했고 꿈속 키스신도 있었다. “보검 오빠가 잘 리드해줘 키스신을 잘 찍었다. 예쁘게 나온 호텔키스신이 훨씬 좋다. 꿈속 키스신은 제 얼굴이 안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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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리는 촬영전 덕선이라는 아이를 어떻게 하면 사랑스럽게 표현할지에 대해 신원호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감독은 혜리에게 직접 대사하는 걸 보여주기도 하면서 ‘망가지는 거를 두려워하지 말라‘면서 꾸며지지 않는 연기를 주문했다고 한다. 연기를 배우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혜리는 “감독님이 나 자신도 모르는 내 모습을 많이 봐주신 것이다”고 말했다.

“예뻐짐에 대해서는 내려놨다. 가수와 배우는 차이가 있더라. 걸그룹으로 무대에 설 때는 화장을 진하게 하고 속눈썹을 달고, 이런 걸 못하면 무대에서 빛이 덜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덕선은 고교생이다. 화장이 어울리지 않고, 똑단발이 어울린다. 성인이 되고나서야 립스틱을 바른다. 이처럼 외형이 중요하다. 그런 것들이 납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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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걸이도 팔자(八字)로 약간 뒤뚱뒤뚱 거리며 걸으니 내려놓을 수 밖에 없다. 처음에는 약간 긴가민가했는데, 잘 찍어주시고 예쁘게 만들어주니까 오히려 사랑스럽게 보였던 것 같다. 그후론 감독님만 믿고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기자가 공중전화 신을 얘기하자 오히려 “예쁘지 않았냐?”고 반문할 정도였다.

“내가 얼굴에 비해 코가 매우 크다. 가수 할 때는 다른 부분의 화장을 진하게 해 코를 부각 안시킨다. 데뷔때에는 그걸 몰라 코가 엄청 커보였다. 그래서 ‘너는 코가 왔다갔다 하냐’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데뷔전 코 수술을 할 것, 이런 생각을 한 적도 있었지만, 콤플렉스를 드러내고 자신감 있게 표현하니까 오히려 괜찮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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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리의 남편이 정환(류준열)과 택(박보검)중 택으로 밝혀진 것은 19회(전체는 20회)였다. 그 뒤에도 정환이 ‘지나가는 행인‘ 수준으로 보이자 ‘어남류’의 분노와 허탈감은 커져갔다. 하지만 혜리는 남편은 훨씬 그 이전에 정해져 있었다고 했다.

“제가 남편이 누구인지 안 것은 16화 끝나고다. 택이 영화를 보러가자고 해놓고 약속을 깬다. 내가 ‘되는 일도 없다’는 대사와 그 다음 행동에 궁금증을 표시하자 감독님이 ‘택이가 남편이니까‘라고 알려주셨다. 사실 나도 내 남편이 궁금했다. 제작진이 안 알려줘 혼란스럽기도 했다. 연기를 한 입장에서 늦게 아는 게 섭섭하기도 했다. 하지만 덕선 남편찾기는 전체를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덕선이 행복했으면 한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혜리는 경기도 광주의 시골에서 살다가 중학교때 서울 잠실로 이사왔다. 집이 작았다. 이사시켜 드리고 싶었다. 혜리가 일을 하게 되는 원동력은 가족이라고 했다. 혜리에게서 사랑 받고 자란 딸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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