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외전’ 황정민-강동원, 입체적인 캐릭터 연기와 완벽한 ‘케미’

이정도로 최상급 배우들의 버디무비가 있었을까. 오는 3일 개봉을 앞둔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은 황정민과 강동원의 조합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두 사람은 검사와 사기꾼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동상이몽 버디무비를 훌륭하게 완성시킨다.

검사는 법의 집행과 사회적인 권력을 갖고 있기에 일반적인 통념에서는 당연히 검사의 우세승을 그리게 된다. 그것도 황정민이 연한 재욱 역처럼 우직한 검사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 검사가 누명을 썼을 때, 그때는 그에게 동료라곤 남지 않는다. 검사라는 직업에 범죄는 흠집이 아니라 커다란 상흔으로 남기 때문이다. 이 순간 검사와 사기꾼의 만남은 새로운 시너지를 뿜어낸다.

영화 ‘검사외전’ 속 두 배우는 그런 관계의 권력 구조를 연기로 승화시킨다. 다소 묵직한 느낌의 황정민은 우직하면서도 악바리 근성을 가진 재욱을 힘 있게 중반까지 끌고나가며 치원 역의 강동원이 놀 수 있는 판을 만든다. 이것은 영화 전개에서도, 연기에서도 마찬가지다.

치원이 재욱의 도움으로 세상에 풀려나는 순간, 그때 다시 권력이 뒤집힌다. 강동원은 능청스럽게 영화 속 치원을 소화하며 매력을 발산한다. 극중 그는 중졸임에도 펜실베니아 주립 대학 출신이라고 허세를 부리면서도 실제로는 어설픈 영어 회화를 보여준다. 그 장면은 허를 찌르는 유머를 발휘하면서도 캐릭터를 절묘하게 드러낸다. ‘검사외전’은 그런 식의 짧은 유머를 통해서도 캐릭터를 확실하게 성립시킨다.

두 배우는 그동안 누적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자 약속이라도 한 듯 독특한 장면들을 선보인다. 황정민은 상위 권력층이면서도 보기 드문 올곧은 인물로 분해 특유의 소시민적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강동원은 사기꾼으로 변신하기 위해 막춤과 유쾌한 말재간으로 깊이 있는 눈빛과 우월한 기럭지를 자신만의 장점으로 내세운다.

이 영화는 황정민으로 시작돼 강동원으로 흐름을 끌고 가다가 황정민과 강동원의 통쾌한 마무리로 이뤄져 두 사람의 ‘핑퐁게임’을 연상케 한다. 초반부터 거친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하는 재욱이 치원을 만나며 서로의 목표를 은밀하게 수행해가는 과정은 버디 무비의 맛을 더욱 살려낸다.

특히 영화 말미 법정신에서 황정민과 강동원의 케미가 최고조에 이르는 그 순간, 관객들은 두 배우의 새로운 면모를 마주하게 된다. 이미 연기적 호평이 최고조인 두 배우지만 이 장면에서 앞으로의 가능성이 더욱 무궁무진함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검사외전’은 버디무비의 장점을 두 배우를 통해 극대화하고 있다. 전형적인 구조를 따르는 듯하지만 황정민과 강동원의 캐릭터 연기로 더욱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다가오는 설 연휴, 최강의 티켓파워를 가진 황정민과 강동원의 ‘검사외전’이 관객들에게 얼마나 강렬하게 다가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슈팀 이슈팀기자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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