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새해부터 차량 홀짝제 시행… 이유는 체증? 기름?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북한이 올해 1월 1일부터 평양에서 ‘차량 홀짝제’를 시행하기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북한이 차량 번호판 숫자에 따라 격일로 운행을 허락하는 제도를 도입했다고 평양에 살고 있거나 방문한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다만 정부와 고위 인사의 차량, 군용 차량, 외국인의 차와 24석 이상의 미니버스는 이 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사진=평양 거주 동남아시아주민 ‘자카 파커(Jaka Parker)’ 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평양의 교통 상황 동영상 캡처]

북한이 홀짝제를 도입한 것은 교통체증과 대기오염을 막기 위해서이며, 중국 대도시에서 시행되는 것을 본따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개인이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은 여전히 금지돼 있지만, 자동차 수는 꾸준히 늘어왔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북한에서 수입한 버스와 트럭, 승용차는 모두 7700여대로 집계됐으며, 올 연말까지 그 규모는 9000대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도 북한 자체 생산량 4000대의 2배를 뛰어넘는 수치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3년새 차량이 2배로 늘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북한의 도로 사정과 교통신호체계는 여전히 허술해 체증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초 포고문을 내고 “교통사고를 내거나 교통질서와 바다출입질서를 어기는 자들을 엄격히 처벌한다”고 엄포를 놨을 정도다.

그러나 WP는 홀짝제 시행의 더 중요한 이유는 기름 부족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경제 제재로 해외에서 기름을 들여올 외환보유고가 충분치 않은 데다, 최근 4차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로 중국과 관계가 악화돼 중국으로부터 기름을 지원받는 것도 막힐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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