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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은 가득한데 어디 풀 데가 없으니…”
시애틀에 본사를 둔 유니뱅크(행장 이창열)의 지주사인 U&I 파이낸셜콥(이사장 장정헌)은 지난해 10월 모기지전문 PMAC그룹 윌리엄 박 회장 등으로부터 26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증자에 참여한 윌리엄 박 회장을 비롯, 케니 조씨와 영 박 변호사 등을 이사로 영입하고 수권주식 한도를 1000만주에서 1억주까지 늘려 향후 자산 규모를 50억달러까지 증액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
당시 한인 금융권에서는 유니뱅크가 인수합병 등 공격적인 성장전략을 위해 ‘실탄’을 비축한 것으로 보고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무엇보다 새로 이사진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모두 LA에 기반을 둔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LA지역의 군소 한인은행을 대상으로 합병작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증자 이후 5개월여가 지난 요즘 유니뱅크를 둘러싼 루머가 LA지역 한인은행가에 퍼지고 있다.
LA지역 투자자들이 이사진에서 발을 뺐다는 설이 그 하나이고, 모종의 문제로 금융감독기관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소문이 그 둘이다.
유니뱅크와 관련된 인사들을 통해 확인한 결과 소문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내용이었다.
먼저 감독기관의 조사는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사실’이었다. 감독기관은 유니뱅크가 기존 자본금(3800만달러)의 2/3에 달하는 신규 자본금을 증액해야할만한 특별한 사유가 있는 지, 그리고 신규 투자자들이 LA출신들인데도 굳이 워싱턴주의 시애틀에 본거지를 둔 유니뱅크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나아가 투자자들의 자금원은 투명한지 등을 놓고 다각도로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때문에 증자에 참여한 일부 신규 이사가 감독기관의 자금추적 등에 부담을 느껴 이사진에서 물러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실행에 옮기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니뱅크가 대규모의 증자로 활발하게 성장전략을 펼치는 가 싶었지만 이처럼 주춤하고 있는 까닭은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증자 이후 BBCN과 윌셔와의 합병이 결정되며 한인은행권이 어수선해졌고 여기에 대형 은행 탄생의 여파를 우려하는 각 은행의 눈치싸움으로 합병 논의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규 자본으로 가능한 지점 늘리기 등의 인프라 확충은 테크놀로지의 물결에 밀려 당위성은 물론 실속이 없어 추진 되지 않고 있다. 실탄은 넉넉한 데도 쏠 곳이 마땅치 않은 형국이다.
U&I 파이낸셜콥의 한 관계자는 “은행 운영이나 실적과 무관하게 신규 자본의 성격 등에 관한 문제”라며 “감독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대응하면서 전략적인 투자계획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