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박건형, 국수배우라고? 아련하고도 새롭다!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작품이 없고, 매일 같은 공연인 것 같아도 감정은 매번 다르다고 했다. 선택해준 시청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당신의 삶은 특별하다’는 걸 끊임 없이 말해주는 배우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란 말도 남겼다.

말 한마디, 한마디 진심이 묻어나지 않은 것들이 없었고 대중을 생각하는 마음도 그만큼 깊었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으며 무대에 오르는 배우, 그는 박건형이다.


“최선을 다했고, 또 그러고 싶었어요”

박건형은 최근 창작뮤지컬 ‘디셈버:끝나지 않은 노래’(이하 디셈버)의 서울 공연을 마쳤다. 이 뮤지컬은 고(故) 김광석의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졌으며, 장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추억’이라는 단어에서 시작된 ‘디셈버’는 20여 년을 넘나드는 가슴 찬란한 러브스토리를 담아낸다.

박건형은 지욱 역으로 JYJ 김준수와 더블캐스팅 됐다. 김광석의 노래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고, 장진 감독의 첫 뮤지컬 도전이라는 점에서 또 한 번 시선을 모았다. 여기에 남자 주인공 박건형, 김준수의 출연 역시 관객들의 기대에 한몫했다.

“처음엔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고민이 좀 됐어요. 공연 전 음악, 스토리 등등 제작진과 배우들은 끊임없이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어요. 수없이 논의 한 끝에 ‘이게 최선이다’라는 것이 무대에 올려졌죠”

보통 창작뮤지컬의 기대치 보다 컸던 탓일까. 호응과 동시에 혹평 역시 적지 않았다. 박건형은 ‘비난도 애정이 있어야 나오는 것’이라는 논리 아래 달게 받아들였다. 다만 한 가지, “이제 첫걸음을 뗀 작품”임을 강조했다.

“창작뮤지컬로, 이제 갓 태어난 작품이에요. 물론 해외 라이센스 뮤지컬로 관객들의 수준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고 고 김광석 님의 노래, 장진 감독, 그리고 김준수의 출연 등이 작품의 기대치를 높여놓기도 했죠. 하지만 새로운 시도, 도전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해주시고, 작품 자체를 사랑해주시면 좋겠어요. 오롯이 우리가 만든 ‘우리의 것’인데 우리가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사랑해주겠어요?(웃음)”

“최선을 다했고, 또 그러고 싶었어요. 앞으로 남은 지방 공연도 관객들 모두가 감동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겁니다”

서울 공연의 막을 내린 ‘디셈버’는 오는 16일까지 부산, 21일부터 3월 2일까지는 대구에서 공연된다.


“모든 작품이 저마다 다 특별한 사연이 있어요. 그래서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이 모두 특별하죠. 컴퓨터 속 폴더처럼 차곡차곡 쌓여 있어요”

뮤지컬로 무대, 드라마로 브라운관, 영화로 스크린까지 다양한 매개체로 대중들과 거리를 좁히는 박건형. 매년 한 작품 이상씩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안아픈 손가락이 없다. 최선을 다한 만큼 소중하고, 행복했던 기억이다.

특히 현재진행형인 뮤지컬은 그에게 좀 더 특별한 희열을 안긴다.

“무대를 왜 좋아하느냐면 사라지기 때문이에요. 생각나면 언제든지 열어 볼 수 있게 남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서만 기억된다는 거죠. 관객이 작품을 떠올리려면 그 순간을 생각하고 느끼려고 해야 해요. 공연만이 가진 아련함, 멋있지 않나요?”

그렇다고 결과가 고스란히 시청률로 이어지는 드라마와 관객수로 평가되는 영화가 그렇지 않다는 건 아니다. 시청률, 스코어에 연연하는 배우도 아닐뿐더러, 외면한 이들보다 자신을 봐주고 있는 이들에 집중한다.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낮더라도 봐주시는 분들을 놓칠 수가 없어요. 모든 작품은 제 영혼을 바친 자식과도 같아요. 서운한 것들도 다 받아들이고 더 좋은 아이로 키워야죠. 다만 잘 만들려고 했던 마음만은 꼭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그건 지금도 끝나지 않았고요”


“인생을 살아가는데 어려운 것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얻은 후에도 그것을 계속 원하는 것이지”

박건형의 2014년 목표, 아니 삶의 모토라고 하는 쪽이 더 가까울 것 같다.

“올해는 독서를 많이 하고 싶다”는 그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영화 ‘러브 어페어(Love Affair)’의 한 대사를 읊었다.

“‘러브 어페어’를 보면 ‘원하는 것을 얻는 것보다 그것을 얻은 후에도 원하고 있느냐’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렇게 하고 싶었던 배우라는 꿈을 이뤘고, 연기를 하고 있는데 ‘관성’처럼 일을 하고 싶지는 않아요. 날마다 새롭게 살고 싶고, 또 그렇게 만들 수 있는 건 저 자신이란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일상을 특별하게 바꿀 수 있는 결국 ‘나’밖에 없죠”

“더불어 대중들에게 ‘당신의 삶은 특별하다’는 걸 끊임없이 말해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단언컨대, 박건형은 어떤 통로가 됐든 대중과의 만남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배우다. 자신과 눈을 맞추는 시간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그의 제2막은 지금부터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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