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은 최근 달러 강세와 집값 상승으로 외국인 구매자의 수요가 줄었다고 밝혔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지난해 6월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중국인 투자자의 비중은 캐나다인을 제치면서 큰 손으로 떠올랐다.당시 중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자산을 넣어둘 안전한 투자처를 찾던 중국인들이 일제히 미국 부동산에 몰렸기 때문이다.하지만 반년 새 뉴욕, 샌프란시스코의 집값이 급격히 오른 데다가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미국 부동산은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잃었다.
여기에 중국 당국이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연간 5만 달러 이상을 국외로 빼돌리는 자국민을 엄중히 단속하면서 중국인들의 투자가 주춤했다고 NAR는 설명했다.
상업부동산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텍사스주(州) 휴스턴에서는 지난해 말 공실률이 23%로, 전년도 17.8%에서 크게 올랐다.
휴스턴의 14층짜리 노스 보로 타워는 지난 1월 부동산 담보 대출 2천100만 달러 때문에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최근 10년 동안 높은 임대수익을 올리던 건물이었지만 매수자를 찾지도 못했다고 WSJ은 설명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RERC의 케네스 리그스 회장은 “우리는 현재 정점에 서 있다”며 “시장 조정이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가 주택의 거래량도 줄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네이션와이드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으로 100만 달러 이상인 주택의 매물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 늘었다.
심지어는 로스앤젤레스에서 58만5천달러짜리 주택은 일주일 만에 10곳에서 매수의사를 밝혔지만, 근처에 자리한 방 4개에 300만 달러짜리 집은 매물로 나온 지 한달이 지나도록 매수자가 없다가지난 1월에야 275만 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지역의 고급주택 건설업자인 팀 루이스는 “(고급 주택) 고객들이 보수적으로 굴고 있다”며 “이들은 미국 경기가 침체에 들어갈지 의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