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소녀의 눈물’ 이유 있었다
생리대 살 돈이 없어 휴지로 깔창으로 대신해야 하는 ‘소녀의 눈물’에는 이유가 있었다. 한국에서만 생리대 가격이 다른 주요 국가에 비해 50% 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생리대를 세금 면제품목으로 정했지만, 높은 가격에 공염불이 된 것이다. 특히 이는 각국 정부들이 ‘그 날’ 마다 늘어나기만 하는 여성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두 팔을 걷어 부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 현상이다. ▶관련기사 11면
본지가 세계 각국의 생리대 가격을 비교 조사한 결과 한국의 생리대 가격은 개당 260원에서 331원으로 일본이나 미국, 프랑스, 캐나다. 덴마크 등 세계 주요국가 보다 50%에서 많게는 70%까지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에서는 생리대(중형 기준)가 개당 0.12~0.17 유로로 우리 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158~224원에 판매되고 있다. 물가가 비싼 곳으로 알려진 덴마크에서 조차 일반 생리대(중형)는 개당 0.9~1.1 크로네(125원~180원)에 불과하다.
개당 540원하는 값비싼 유기농 생리대도 있기는 하지만 대중적이지는 않다. 미국의 월웨이즈(중형)는 개당 177원~180원에 판매되고 있다. 캐나다 역시 마찬가지다.
옆나라 일본도 생리대 가격 만큼은 한국보다 저렴하다. 개당 메가미 생리대(중형)가 개당 14엔~15.3엔(152~166원)에 판매되고 있다. 인터넷에서 판매하면 훨씬 더 저렴하지만 일반 마트에서도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하다. 일본의 대표 생리대 메이커 중 하나인 로리에라는 생리대 중형(22개입)을 369엔(부가세 제외)에 판매하고 있다. 개당 16.7엔, 2일 엔화환율 기준 181원이다.
생필품 가격정보 종합포털인 ‘참가격(www.price.go.kr)’에 따르면 현재 유한킴벌리의 ‘화이트 NEW시크릿홀 울트라 날개 중형(36개입)’의 평균 가격 9361원이다. 전년 동월 평균가격(6574원) 대비 42.4% 올랐다. LG 생활건강 ‘바디피트 볼록맞춤울트라 중형(32개입)’의 평균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12.8% 올랐다. P&G의 ‘위스퍼 리프레시 클린케어 중형날개(36개입)’은 8925원으로 2.4%가 인상됐다.
화이트는 개당 260원, 바디피트는 개당 271원, 위스퍼는 247원이라는 뜻이다. 그나마 유한킴벌리의 ‘좋은느낌 스키니핏 하이퍼 울트라 날개 중형(18개입)’이 지난해 6100원에서 올해 5960원으로 가격이 떨어졌지만 개당으로 계산하면 331원에 달한다.
소비자단체협의회가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를 분석한 결과를 보더라도 2010년부터 2016년 4월까지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10.6% 상승했지만 생리대 가격은 25.6% 올랐다. 생리대 재료인 펄프와 부직포의 수입물가지수가 2010년보다 각각 29.6%, 7.6% 떨어졌는데도 생리대 가격은 오히려 정반대로 상승 곡선을 그린 셈이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