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출판된 권비영 작가의 소설 ‘덕혜옹주’는 2010년 상반기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10년 9월 일본인 작가 혼마 야스코가 한겨레신문에 ‘덕혜옹주 일본인 원작자의 편지’라는 독자 칼럼을 기고해 권비영 작가의 ‘덕혜옹주’가 자신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혼마 야스코는 “덕혜옹주의 일본인 남편 소 다케유키의 내면을 파악하기 위해 그가 지은 시를 분석한 내용 등을 작가가 무단차용해 총 43차례에 걸쳐 표절을 자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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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표절 논란이 있었던 권비영의 소설 ‘덕혜옹주’ |
표절 논란에 휩싸인 부분은 혼마 야스코가 조사를 통해 밝혀낸 역사적 사실과 덕혜옹주 등 주요 인물의 시각 등에 관한 부분이다.
표절 논란에 앞서 권비영 작가는 다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혼마 야스코의 저서 ‘덕혜옹주 :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를 참고했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권비영은 “처음엔 혼마 야스코의 책을 상당부분 참고해 소설을 썼다. 그런데 그 사이 책이 한국어로 번역돼 나왔다. 비슷한 내용인데 어쩌나 싶어 허탈해 손을 놓고 방황하다 재창작을 하기로 마음을 추슬렀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평전을 인용해 소설을 쓸 수는 있지만 이미 소설의 핵심적인 인물, 전개 등이 평전과 너무 비슷하다”며 “보충을 위해 자료를 가져오는 것은 인용이 맞지만 인용이 작품의 주를 이루고 있다면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반면 일각에서는 “혼마 야스코의 작품은 역사적 사실일 뿐 창작적인 표현이 없어 표절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출판사 다산책방 측은 “권비영 작가가 이미 혼마 야스코의 평전을 자료로 삼았음을 작가의 말 등을 통해 밝힌 바 있다”며 “덕혜옹주의 삶에 대한 사실을 활용해 소설로 형상화 한 것인에 표절이라는 주장은 비상식적”이라고 반박했다. 당시 출판사 측은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혼마 야스코 측 또한 표절 논란 당시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법적 대응을 준비했으나 소송을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