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현아, “여자에게 섹시하다는 달란트, 축복이자 감사”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현아는 18살부터 섹시했어요. 그래서 섹시 말곤 할 게 없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죠.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매번 섹시라는 말이 제 이름 앞에 붙는 게 더 감사하게 느껴져요. 여자가 섹시하다는 달란트를 가진 건 축복이고 감사한 일이잖아요.”

당찼다. ‘섹시’라는 게 비단 외모에서만 나오는 건 아닌 듯싶었다. 오히려 무대를 내려온 모습은 화려하기보다 소탈했다.

올여름도 어김없이 섹시로 돌아온 현아를 만났다.

지난달 29일 서울 성수동 큐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현아는 혼자였다. 솔로 앨범은 이번만 5번 째지만, 포미닛이라는 울타리를 걷어낸 뒤로는 첫 홀로서기다.

지난 6월 현아가 속해있던 걸그룹 포미닛은 7년 계약기간 만료와 동시에 뿔뿔이 흩어졌다. 재계약의 기회는 현아에게만 돌아갔다. 새 출발에 찬물을 끼얹고 싶진 않았지만 묻지 않을 수도 없었다. “새 출발이 아니라 연장선”이라고 답했다.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해체했다고 해서) 포미닛이랑 함께 했던 시간들은 마치 없었던 것처럼 말하는 게 속상해요. 포미닛이었기 때문에 제가 여기 있을 수 있었고 멤버들이 서포트해줬던 7년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시간들이 없었던 것처럼 리셋되는 게 아니라 (포미닛을 개인 활동까지) 넘겨주고 싶어요.”

멤버들과는 연락을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성격상 “그런 걸 잘 못하기”도 하지만 “앨범 준비에 전념하려고 멤버들 외 다른 지인들과도 연락을 끊었다”고 했다.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지만 이른바 ‘쌩깐다(절교한다)’라고 생각 안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재결합은 가능할까. “‘네’라고 속 시원하게 대답할 수 없지만, ‘너무 나이가 들면 찾아주실까?’ 하는 현실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다시 만날 수 있는 거라면 지금 이런(해체) 결정을 하진 않았겠죠.” 말을 아꼈다. “어른들이 답할 문제”라고 했다. 다만 “멤버들 각자의 꿈을 존중하고 응원해 주는 게 남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현아는 다시 일어섰다. “정신적으로 부담되고 힘들었던 게 사실”이지만 “ 다른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앨범 준비에만 매진”했다. “저를 믿고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계시고 제가 항상 그 중심에 서 있는데 제가 중심을 못 지키면 보는 분들도 실망을 많이 하실 것 같았어요. 그래서 더 연습하고 운동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뻔한 얘기지만 그것 말고는 답이 없더라고요.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시간이니까요.”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노력의 결실은 빛을 발했다. 지난 1일 다섯 번째 미니앨범 ‘어썸(A’wesome)’을 발표, 타이틀곡 ‘어때?’는 이날 발매와 동시에 총 7개 차트에서 1위를 탈환했다. 명실 공히 여름 섹시 아이콘의 대명사의 면모를 보여줬다.

매번 섹시 콘셉트지만 “매번 다른 섹시”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건강한 섹시미예요. 그래서 운동도 혹독하게 했어요. 뮤직비디오에서는 클럽에서 잘 노는 여자친구 정도로 생각이 들 수 있지만, 무대에서 확실하게 보여드리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웃음)”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섹시하다는 것”과 “야하다는 것”, 이 사이를 둔 고민이다. “과감함과 자신감이 섹시하다는 표현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여기에 작품성도 굉장히 중요한데, 섹시라는 게 무의미해지지 않도록 맥락과 의미를 찾으려고 주변 사람들과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이번 앨범은 현아가 직접 작사에 참여해 앨범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앨범에 수록된 6곡 중 총 5곡에 참여했다. 여기에 힙합 신의 김아일과 래퍼 한해,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가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번 앨범은 “다양한 장르를 시도”,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과 함께 공유하고 나눴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의외의 취향도 고백했다. ’청순 걸그룹‘을 좋아한다고 했다. “상대적인 거에 끌리나 봐요. 제가 할 수 없는 걸 하고 있어서 좋더라고요. 저런 시너지, 에너지가 어떻게 나올까 하고 연습하면 되나 해서 연습을 해봤는데 안되더라고요. (웃음)”

“직진하고 싶어요. 어떤 음반이 잘됐다고 해서 했던 걸 또 하면서 돌아가지 않고 싶지 않아요. 저만 보고 새로운 걸 바라는 팬들한테 굉장히 미안한 일이잖아요. 음악적으로 색깔이 강해졌다는 칭찬이 듣고 싶어요. 새로운 걸 알려 드리고 싶고 핫한 걸 핫한 분들과 재미있게 하고 싶어요. 이번 활동도 1년 뒤, 2년 뒤를 봤을 때 후회가 없고 잘했다고 칭찬해줄 수 있는 곡인 것 같아요. 건강한 섹시미가 뭔지 잘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그건 무대 위에서 보여드릴게요.”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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