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관계자들은 “방송활동이나 음반판매가 더는 무의미 해졌다. 음반 수익이 너무 적어서 10만 장만 팔아도 축제 분위기”라며 “음반을 제작할 때부터 음반 판매로 수익을 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음원 차트 탑 100안에 오래 머무는 게 더 수익이 클 정도”로 음반 판매 실적이 따라가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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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엑소 콘서트 현장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연 수익으로 자연스레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한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도 공연 수익이 매우 크기 때문에 앨범 준비단계에서도 콘서트나 공연을 목표로 컴백시기를 조정하거나, 타이틀 곡을 선정하기도 한다”며 “가요계 컴백은 특히나 여름이 성수기인데 이 역시 여름에 열리는 페스티벌이나 공연에 서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국내 공연 시장… 남자 아이돌은 단독콘서트, 여자 아이돌은 행사 섭외= 국내 남자 아이돌은 주로 단독 콘서트, 여자 아이돌은 기업이나 대학교 행사의 수요가 많다. 콘서트의 경우에는 티켓 판매 가격이 곧 수익금으로 이어지고, 행사는 출연료를 받는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남자 아이돌의 경우는 티켓파워가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티켓 판매에 따라 수익이 난다”며 “여자 아이돌의 경우는 몸값을 올려 행사에서 높은 출연료를 받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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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엑소 콘서트 현장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
국내 콘서트장은 보통 신예들은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예스 24 라이브홀이나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에서 시작, 대형 스타들은 잠실실내체육관, 나아가 입성만으로도 성공의 척도가 되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무대에 선다. 라이브홀부터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공연을 기획했던 한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라이브홀의 경우는 티켓가격이 높지 않기 때문에 대관료랑 홍보비를 제외하면 순이익이 거의 남지 않기 때문에 팬 미팅 개념”이라며 “올림픽 체조경기장 정도를 꽉 채워야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고, 굿즈 판매 비용까지 합친다고 치면 2~3억 정도 남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특히 굿즈 판매 비용은 전체 콘서트 수익에 많게는 30%를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 입성해 매진시킬 수 있는 건 주로 남자 아이돌 가수다. 여성 팬들의 티켓 구매력이 뒷받침해주기 때문이다.
단독콘서트는 주로 남자 아이돌 가수의 전유물이지만 기업이나 대학교 행사 같은 경우는 여자 아이돌에게 오는 러브콜이 더 많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국내 공연 시장은 출연료가 널을 뛰기 때문에 단정할 수 없지만, 가장 잘나가는 걸그룹은 행사료로 2~3곡 부르는 기준으로 1억에서 2억 정도 받는다”며 “그 외에도 이름이 조금 알려지면 4~5천 정도는 받는다”고 말했다. 한참 성수기인 봄, 가을 행사와 여름 페스티벌까지 합하면 30분 내외 행사로 몇억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관계자는 “앨범을 내고 나서 어떻게든 행사를 잡으려고 한다”며 “앨범 활동 수익이 행사로 곧 귀결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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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CON2016 / CJ E&M 제공] |
▶해외 공연 시장, 부르는 게 값… 화끈한 출연료 지급= 아이돌만 두고 보면 국내 공연 시장도 성황이지만, 이는 몇몇 잘나가는 아이돌들의 이야기일 뿐이라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또 연말, 연초, 여름 등 성수기에 행사가 집중되기 때문에 “국내 행사는 나눠 먹기”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전체적으로 국내 공연 경기도 좋지 않다. 한 관계자는 “세월호 사건 이후 국내 공연 시장이 침체됐다”며 “국내 콘서트, 행사로는 몇몇 정상급 아이돌 말고는 큰 수익으로 이어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여러 이유로 다음 창구는 자연스럽게 해외 공연 시장으로 흘러갔다. 특히 중국, 일본 등에서는 “한국 아이돌이라는 이유만으로 한국보다 더욱 높은 출연료를 받는다”며 “국내에서 인지도가 없는 아이돌의 경우 해외 시장에서 다 벌어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류의 열기는 뜨겁다. 한국 아이돌에 대한 중국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고, 국내에서 인지도가 없는 아이돌도 해외 콘서트 매진 기록을 세우고 있다.
출연료 또한 국내 공연 시장의 몇 배에 이른다. 해외 공연 경험이 있는 한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신인들의 경우 3천만 원대로 시작하는데 엑소의 경우는 1억에서 5억으로 뛴 걸로 알고 있다”며 “정상급 아이돌은 많게는 6~7억까지도 받고 간다”고 말했다. 주 해외 공연 시장이 중국이다 보니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국내 아이돌의 중국 공연이 막힌다는 괴담이 돌았을 때 관계자들 사이에서 “공연 시장은 끝났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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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CON2016 / CJ E&M 제공] |
마케팅비용이나 항공료, 숙박료 등 부가 비용이 들지 않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만석 공연을 할 경우 수익이 크긴 하지만 마케팅 비용을 제하고 나면 국내보다 해외가 훨씬 많이 남는 장사”라며 “해외 공연은 외부에서 현지 프로모터가 모든 걸 알아서 해주니 별도의 홍보 비용이 들어가지 않고 출연료만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eun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