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검은돈이 빠른 속도로 부동산 시장에 스며들고 있다.
월스트릿저널은 최근 중국신탁협회(CTA)의 분석을 인용해 지난해 4분기 신탁회사들이 중국 부동산 시장에 쏟아 부은 자금은 1395억위안이라고 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신탁회사들의 여신 규모가 7.7% 증가하는데 그쳤다는 것을 감안하면 신탁회사들이 얼마나 많이 부동산 시장에 돈을 쏟아 붓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또 신탁회사들이 부동산시장에 쏟아 부은 돈은 은행들이 부동산 개발사들에게 빌려준 800억위안 보다도 많다. 신탁회사들이 은행보다 부동산 시장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한 것은 2011년 중반 이후 처음이다. 신탁회사는 소위 검은돈을 다루는 중국의 대표적인 그림자 금융 제공기관 중 하나다.
경제전문가들은 신탁회사들이 그간 각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인프라 프로젝트나 광산기업 등에 집중적으로 돈을 투자했지만 대금을 회수할 수 없었다며 이에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눈을 돌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중국의 주택과 상업용 부동산 매매는 26%나 증가한 8조1400억위안에 달했다. 신탁회사들은 은행들이 부동산 시장을 규제하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대출을 주저하자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수요를 그대로 흡수했다.
현재 신탁회사들은 1년전보다 46%나 증가한 10조9000억위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투자를 위한 실탄을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