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 톡톡] ‘진짜’ 차원이 다른 ‘구멍‘ 헨리, 앞으로의 활용법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헨리가 주춤해져가고 있던 ‘진짜사나이’를 살렸다.
슈퍼주니어M 헨리는 한국 군대와는 너무 이질적이다. 그는 한국 군대에 들어올 아무런 근거가 없는 중국계 캐나다인이다. 연예인이기 때문에 온 것이다. 샘 해밍턴은 한국 군대를 알려고 하는 의지가 있었다. 헨리는 한국 군대가 뭔지도 모르고 끌려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니 헨리는 상당한 노이즈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 초기 박형식과 샘 해밍턴에 하이브리드 ‘구멍’이 합쳐진 임팩트가 나온다. 헨리는 MBC ‘진짜사나이’를 ‘리얼‘이라기보다는 ‘가상체험‘처럼 만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기자는 아무 것도 모르고 끌려온 사람에게 ‘웃지 않습니다’ ‘장난치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는 조교의 말과 헨리의 이상하다는 표정이 유발한 것이 웃음인지 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군대라는 곳은 특수한 문화라는 걸 한국인이면 누구나 안다. 분단국가이며 총기를 다루는 곳에서는 한상 긴장해 있어야 하고 개인보다는 단체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헨리가 들어옴으로써 군대문화의 부정적인 모습도 함께 드러날 수 있다.

군대내에서 헨리와 박건형은 극과 극 캐릭터다. 하지만 군대문화 적응의 귀재이자 에이스 박건형을 이상하게 바라보지는 않지만, 헨리는 이상하게 바라본다. 그것은 군대가 박건형 같은 군인을 양성하는 것을 교육목표로 삼기 때문이다. 다양성이라는 것은 거의 인정되지 않는다. 군대문화가 불편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진짜 사나이’를 보는 것도 불편해질 수 있다.

향후 헨리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은 두가지 중 하나다. 하나는 한국군대의 규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내가 왜 이걸 해야돼” “못하겠어”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헨리는 어리바리한 모습에서 시작해 조금씩 한국군대에 적응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서도 재미만 얻고, 헨리를 골탕 먹이는 상황이 발생할 여지가 없지는 않다. 입대전 슈퍼주니어의 동료들도 헨리에게 군대에 대해 농담으로 일관했다.

헨리에게는 재미 요소가 분명히 있다. “저런 애가 바뀔 수 있겠어”라는 것도 재미와 관심을 만드는 요소다. 만약 바뀐다면 어떤 식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변화, 적응할까도 궁금하다. ‘진짜 사나이’ PD가 “헨리가 탈영할까봐 걱정됐다”고 말한 것은 헨리가 충격파와 긴장, 자극을 내포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아무 것도 모르는 군대무식자 헨리를 적응시키고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군대는 고생하는 곳이긴 해도 사람을 괴롭히는 곳이어서는 안된다. 헨리가 변화하고 적응하는 과정에서 “군대는 저랑 안맞습니다" ”집에 가고싶다. 여기 별로입니다”라고 말하는 건 재미있게 볼 수 있다.하지만 후자로 보여지면 “헨리가 왜 저기서 저런 걸 하고 있지”라는 반응이 나올 것이다. 고생하는 것은 이유와 목적이 있기 때문에 참가자도 참을 수 있고 시청자도 보는 게 불편하지 않다.

하지만 사람을 괴롭혀 재미거리로 삼는 것은 극약처방밖에 안된다는 점을 관찰예능인 ‘진짜 사나이‘ 제작진이 유념해야 할 것 같다.

/wp@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