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전략으로 맞불 논 고가 커피
-양극화 속 개성갖춘 신진카페 틈새 공략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대한민국 커피전문점 수만 5만여개. 성숙기로 접어든 국내 커피업계가 올해 소비자를 잡기 위해 내 건 전략은 싼 커피, 비싼 커피, 그리고 개성있는 커피다. 불경기를 기회로 급성장한 1000원대 저가 커피, 프리미엄 전략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을 잡으려는 고가 커피, 스페셜티 커피 등 자기만의 맛과 멋으로 틈새 시장을 노리는 신흥 커피전문점이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국내 소비자들은 어떤 커피에 손을 들어줄까.
[사진설명=CU편의점 ‘카페겟’] |
우선 빽다방, 커피식스 등 테이크아웃 전문점 1500원 커피를 내놓자 편의점들이 1000원 안팎의 가격으로 뛰어들어 시장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위드미는 500원 짜리도 내놓았다. 저가 커피 시장은 ‘생각보다 괜찮다’는 평판으로 급성장해 잘나가던 중저가 카페 이디야를 위협하고 있다. 1200원 커피를 판매하는 CU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1주일 평균 2회 이상 편의점에서 즉석 원두 커피를 구매한 소비자가 46%에 달했다. 지난 2015년에는 25%, 3회 이상 구입한 고객도 7%에서 15%로 증가하는 등 충성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매출도 큰 폭으로 상승해 지난 해 9월까지 조사에서 전년 대비 63%나 늘었다. 세븐일레븐의 PB(자체 브랜드) 상품 ‘세븐카페’도 편의점 판매 부동의 1위 ‘바나나맛 우유’를 2위로 앉히고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다.
[사진설명=스타벅스 ‘오렌지앤다크모카’] |
반면 스타벅스 등 비싼 커피는 더 비싼 커피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타벅스가 지난 해 국내 진출 17년만에 문 연 1000호 매장 청담스타점은 7번째 커피 포워드(Coffee Forward) 매장이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기준 일반 스타벅스 매장은 4100원, 커피 포워드 매장은 7000원이다. 커피 포워드는 스타벅스가 프리미엄 점포 리저브 매장을 또한번 업그레이드한 곳이다. 단일 원산지에서 극소량만 생산되는 리저브 원두를 클레버, POC(드립커피), 사이폰 등 고객이 원하는 기구로 추출하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분위기도 한층 고급스럽다. 또 스타벅스보다 비싼 카페 폴바셋도 80개 가까이 매장수를 늘렸다. 지난해 폴바셋이 직접 호주에서 생산하고 관리하는 ‘바리스타 캡슐’을 출시하고 온라인 판매를 시작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활용한 제품을 전국 어디서나 소비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함께 양극화 시장 사이에는 품질과 개성을 앞세운 신진 커피전문점들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설명=디센트 ‘디센트라떼’] |
20년 가까이 국내 커피 시장의 주류였던 기존 프랜차이즈와는 다른 맛, 다른 분위기를 경쟁력으로 삼는다. 전문 인력, 고급 장비와 시스템 등 전문성을 갖추고 커피 가격은 4000원~5000원대 선이다. 지난해 강남 도산대로 변에 오픈한 카페 디센트(Dissent)는 내외부를 온통 흰색으로 칠한 카페다. 주요 고객들은 인스타그램을 보고 찾아오는 20대 여성들이며 매장을 방문하면 스마트폰으로 ‘셀카’와 ‘인증샷’을 찍어 블로그, 인스타그램에 평을 올린다. 자신이 먹고 즐기는 카페나 메뉴도 패션으로 여기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신진 커피전문점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즐기며 자기만의 개성을 찾아 소비하는 2030 여성들에게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