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조 걸그룹 멜로디데이<사진>는 2014년 데뷔했다. 2014년과 2017년은 불과 3년 차이지만 걸그룹 생태계는 너무 달라져 있다. 그때와는 숫자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걸그룹이 많아졌다. 그래서 멜로디데이는 괜찮은 노래 실력을 가지고도 그 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한 감이 있다.
멜로디데이는 그동안 청순, 유니크, 걸크러시 까지 다양한 콘셉트와 음악적 시도를 해왔다. 드라마 OST도 많이 불렀다. 이런 콘셉트속에 정통 발라드를 꽤 잘 부르는 걸그룹이자 보컬그룹 이미지까지 더해지고 있었다. 원태연 시인이 멜로디로 물들이라고 지어준 팀명처럼 멜로디에 강한 걸그룹이 됐다.
하지만 마마무 같은 그룹에 비해 확실한 색깔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고음에 특히 강한 막내 멤버 차희는 “마마무가 에너지가 넘친다면 멜로디데이는 매혹적인 여성미가 경쟁력이다”고 말했다.
‘복면가왕’을 통해 가창력을 뽐냈던 메인보컬 여은은 “그동안 멜로디데이는 발라드로 데뷔했고, 들려주는 음악을 했다”면서 “이제는 보여주는 음악, 퍼포먼스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멜로디데이는 최근 두 번째 미니앨범 ‘키스 온 더 립스’(KISS ON THE LIPS)를 발매했다. 지난 1월 선공개한 힐링송 ‘바빠 보여요’와 타이틀곡 ‘키스 온 더 립스’는 경쟁력이 있는 노래로 평가받고 있다. 새 앨범에는 모두 6곡이 수록됐는데, 처음으로 멤버 전원이 작사 작곡에 참여했던 알앤비 소울 트랙 ‘흔한 멜로디’라는 곡도 있다. 음악 장르적으로 다양해 꽃다발 같은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타이틀곡 ‘키스 온 더 립스’는 레게팝 장르로 퍼포먼스를 특히 강조했다. 보컬과 퍼포먼스가 동시에 가능한 진정한 ‘보컬먼스돌’ 이미지를 강화해 뮤지컬을 보는 느낌이 난다. 보깅댄스를 선보였고, 주문춤과 때밀이춤 등 포인트 안무도 돋보인다.
멜로디데이에게 앞으로 중요한 것은 보컬과 퍼포먼스를 합쳐 멀티 걸그룹이라는 이미지가 대중에게 어떻게 각인될지다. 하루빨리 그룹으로서의 확실한 음악 색채를 잡아야 퍼포먼스도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게 명확하지 못하면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구식 걸그룹이 될 수밖에 없는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