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나 현재나 두루 통하는 ‘사임당’의 따뜻한 리더십

-유민들을 위해 나서는 사임당 감동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유민들도 모두 조선의 선량하고 당당한 백성입니다”

‘사임당, 빛의 일기’ 이영애의 따뜻하면서 강단있는 리더십은 과거나 현재나 두루 통할 수 있다.

1일 방송된 11회에서는 강단있고 진취적이며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임당(이영애 분)의 면모가 본격적으로 그려지면서 생동감 넘치는 2막을 열었다. 


유민들을 규합해 종이 공방을 연 사임당은 휘음당(오윤아 분)의 훼방으로 수익을 내지 못했다. 이겸(송승헌 분)의 깜짝 등장으로 휘음당 수하들의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거친 유민들의 마음을 달래야했다.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납득시켜야 한다”며 유민들을 찾아간 사임당은 변명 대신 비천한 신분인 유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유민들의 동요가 일어날 즈음 비익당 시인 이몽룡(홍석천 분)이 색지를 모두 구입하면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사임당은 약속대로 적은 수익이지만 모두 공평하게 나눴다.

종이 공방이 순조롭게 운영되자 휘음당을 이용해 종이 시장을 장악해 정치자금으로 이용하고 있는 민치형(최철호 분)이 나섰다. 관을 이용해 황무지를 불법 점거했다며 유민들을 모두 추포한 것. 조세 부담으로 도주해 유민이 된 이들이기에 신분 보장과 엄청난 금액의 나라 빚을 갚아야 했다.

사임당은 주저하지 않았다. “유민들과 종이 공방을 이끌어갈 수 있기에 우리 가족이 살았다. 이제 우리가 그들을 도와야 한다”고 확고하게 선언한 사임당은 땅문서와 집문서를 가지고 관아를 찾아갔다. 부족한 금액 역시 달포 안에 갚겠다는 약조를 한 사임당은 “흉악한 무리가 아님을 보증할 수 없어 풀어줄 수 없다”는 관원에게 “모두 선량하고 당당한 조선의 백성이다. 내가 저들의 신원을 보증하겠다. 한 명이라도 문제를 일으키면 나를 대신 잡아가라”고 말했다. 사임당 덕분에 목숨을 구한 유민들은 그녀의 진심을 이해했고, 유민 중 하나였던 운평사 고려지 장인이었던 최팔봉의 도움으로 고려지 생산 비법을 손에 넣으며 새로운 전개를 예고했다.

사임당은 온갖 고난에도 좌절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진취적이고 생동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이끌고 있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강인한 사임당의 행보 하나 하나가 시청자들에게 힘과 메시지를 주고 있다.

이미 어려운 환경을 탓하기보다 아이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조언하는 사임당의 교육법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는 유민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사임당 표 힐링 리더십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신분제도가 엄격했던 시대에 양반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음에도 유민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임당은 힘이나 권력이 아닌 따뜻한 배려와 포용력으로 거친 유민들을 규합하고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수익을 공평하게 분배하고 먼저 솔선수범했으며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변명 대신 미안함을 전하며 무릎을 꿇었다.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유민들을 구하기 위해 전 재산을 선뜻 내놓고 관원을 향해 “유민들도 조선의 당당한 백성”이라고 항변했다. 온화하고 부드럽지만 탄탄한 심지를 간직한 이영애의 연기로 한층 더 생생하게 살아난 사임당의 리더십은 위로와 감동을 전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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