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작가 ‘킹덤’의 넷플릭스를 통한 공개가 기대되는 이유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류 보복이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콘텐츠의 중국 수출은 힘들다.

따라서 문화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문화교류가 막힐 수 있는 중국과 일본을 넘어 월드와이드 전략으로 가야한다.

지역별로는 글로벌 전략을 추구하면서 플랫폼 정책도 유연하게 펼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세계 최대의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의 활용이다.

동영상 스트리밍 부문의 글로벌 선도 기업인 넷플릭스(Netflix)가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감독 김성훈, 극본 김은희, 제작 에이스토리)’의 제작을 공식 발표했다. 총 8편으로 기획되고 있는 ‘킹덤’은 영화 ‘터널‘의 김성훈 감독과 드라마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의 합작으로 2018년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0개 국가, 9,300만 가입자에게 독점 공개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현재 190여개 국가에 9,3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아직 넷플릭스가 들어오지 않았지만 콘텐츠만 좋다면, 세계의 웬만한 지역 사람들이 이를 시청할 수 있다.

정치외교적인 요인이 개입된 한한령(중국)과 혐한령(일본)이 우리의 콘텐츠 수출을 막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TV는 콘텐츠 국경을 점점 희미하게 만들고 있다. 현재로서는 월드와이드 콘텐츠 전략으로 인터넷 TV 활용이 하나의 활로로 권장된다.

따라서 김은희 작가와 김성훈 감독이 제작하는 드라마 ‘킹덤‘이 넷플릭스틑 통해 2018년 방송된다는 건 매우 고무적인 소식이다.

‘킹덤‘은 사극이라는 익숙한 장르에 좀비 스릴러 포맷을 더한 이색적인 작품으로 조선의 왕세자가 의문의 역병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라 전체를 위협하는 잔혹한 진실을 밝혀내는 이야기다. ‘싸인’, ‘유령‘, ‘시그널’ 등의 화제작으로 새로운 장르 시도를 거듭해온 김은희 작가 특유의 탄탄한 구성력과 ‘끝까지 간다‘, ‘터널’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보여준 김성훈 감독의 연출력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김성훈 감독은 “한국 드라마계의 걸출한 이야기꾼인 김은희 작가와 함께 작업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전세계 최고의 연출, 제작진과의 협업을 추구해온 넷플릭스와 손잡고 드라마 ‘킹덤’을 영화 이상의 규모와 기존의 드라마 문법에 제약 받지 않는 혁신적인 형태로 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은희 작가는 “‘킹덤’은 드라마 ‘싸인’ 후반부를 쓰던 2011년부터 구상해 온 작품이다. 현대 사회의 공포와 두려움을 조선시대라는 역사적 배경에 담고자 했다. 넷플릭스와의 작업으로 ‘킹덤’에 품었던 창의적인 상상의 나래를 십분 펼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친한 동료이자 존경하는 연출자인 김성훈 감독님과 한 단계 한 단계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도록 쌓아가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부문장인 에릭 바맥(Erik Barmack) 부사장은 “사극이 선사하는 시각적 아름다움과 초자연적인 판타지 요소를 함께 녹인 ‘킹덤’의 시나리오는 마주한 첫 순간부터 상상력을 자아냈다. 한국의 대표적인 감독 및 작가와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데이비드 핀처와 제작한 자체 오리지날 정치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비롯해 이미 글로벌 히트작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킹덤’과 함께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와 천계영 작가의 웹툰 기반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이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되어 전세계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김은희 작가, 봉준호 감독, 천계영 작가의 이번 작품들이 히트한다면, 우리 콘텐츠를 중국시장에 수출못해 제작비 확보를 제대로 못했다는 말은 사라지게 된다.

응답 시리즈와 ‘시그널‘ 등의 드라마는 케이블도 지상파 못지 않은 매체라는 걸 받아들이게 했다. 마찬가지로 ‘킹덤’도 성공하면 스트리밍 베이스의 인터넷 TV의 인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wp@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