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소외·빈곤의 대물림 그만”‘삼성 드림클래스’ 뿌리내렸다

5년전 학생이 강사로 참여 화제

“꼭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숙제 내주는 것이 재밌을 것 같아요”

10일 수원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에서 수학 수업을 듣고 있던 김명민(군위중ㆍ2년)군은 ‘대학생이 되면 선생님이 돼 드림클래스에 다시 오고 싶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숙제가 너무 많다’는 개구진 투정과 함께다.

삼성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삼성드림클래스’에게 올해는 의미가 깊은 해다. 김군처럼 투정부리던 학생이 대학생이 돼 선생님으로 다시 참가하기 시작한 첫 해여서다.

수학강사 도승진(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1학년)씨가 도형 수학 문제를 풀어주고 있다.

올해 드림클래스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황동현(성균관대ㆍ자연과학계열 1학년)씨는 5년전 김군처럼 드림클래스에 참여했던 중학생이었다. 그는 “막연하게 언젠가 나도 저런 대학생 선생님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이들이 말 안듣고 집중을 하지 않으면 ‘나도 5년전엔 저랬었나?’하는 생각에 웃음이 난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지난 2012년 삼성드림클래스를 처음 시작했다. 삼성드림클래스에 참가했던 누적 중학생 수는 6만6600명, 대학생 수는 1만8050명에 이른다. 올해에는 성균관대학교 등 전국 12개 대학에 드림클래스 여름방학 캠프(7월 28일~8월 17일)를 운영 중이다. 전국 읍ㆍ면ㆍ도서지역 중학생 3600명(대학생 강사 1200명)을 대상으로 영어와 수학 두 과목을 가르친다. 삼성 관계자는 “사교육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두 과목을 집중적으로 가르친다”고 말했다.

수업 분위기는 뜨겁다. 수학 수업이 진행 중인 한반에 들어가 ‘선생님이 좋아요?’라고 묻자 참여 학생 10명이 일제히 “네!”라는 우렁찬 답이 돌아왔다. 이유도 다양했다. 제주 중문중 2학년 김영철(가명) 군은 “학교 선생님과 달리 대학생 형들이라 편하게 물어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고, 함창 중학교 2학년 이정진(가명)군은 “자유로운 분위기 때문에 공부가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고 말했다.

5년전 학생으로 드림클래스에 참가했다 올해는 대학생 강사가 돼 돌아온 홍연지(경희대ㆍ무역 1학년)씨는 “10명 학생을 3개 팀으로 나눠 문제를 많이 맞추는 팀에 과자와 젤리를 준다. 학생들이 매우 좋아한다”며 “식사를 하러 가면서도 단어를 외우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런 걸 볼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강사들은 3주 동안 합숙하면서 총 150시간을 가르친다. 집중 교육이다.

삼성드림클래스는 주로 교육 환경이 열악한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교육 부재가 빈곤의 대물림으로 이어지는 사회 문제를 해결키 위해 기획됐고, 이제는 삼성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잡았다.

삼성드림클래스의 반응이 좋은 것에는 ‘인간적 유대’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참가 중학생들은 대학생 강사와 3주간 공동생활을 하게 되는데, 덕분에 삼성드림클래스 수료 이후에도 대학생 강사와 중학교 학생 사이 계속 연락을 주고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삼성 관계자는 “정서적 안정과 학습 동기 유발 등에서 공동생활이 큰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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