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기아자동차 노조가 부분 파업에 돌입하며 실력행사에 나선 가운데 박한우 기아차 사장도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불확실하게 만드는 적대적 노사관계와 통상임금 소송에 대한 울분을 쏟아내며 여론전으로 맞섰다.
기아자동차 노조에 따르면 소하, 화성, 광주, 정비, 판매 등 5개 지회 조합원 2만8000여명은 이날 부분 파업에 들어간다. 경기도 광명에 있는 기아차 소하리 공장과 경기도 화성공장에서는 1ㆍ2조가 각각 3시간씩 총 6시간, 전남 광주 공장에서는 5시간 동안 부분파업이 벌어질 예정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박한우(왼쪽) 기아자동차 사장이 정진행(오른쪽) 현대자동차 사장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이로써 6년 연속 파업을 벌이게 된 기아차 노조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해 적용해야 한다는 임금요구안을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데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더불어 기아차 박한우 사장이 통상임금 재판부에 신의칙 적용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낸 것에도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박 사장은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주최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진단과 대응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글로벌 판매 감소로 실적이 뒷걸음질치고, 특히 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통상임금 소송이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더욱 키우고 있는 상황에 울분을 토로했다.
박 사장은 먼저 “기아차는 노동부 지침에 따라 열심히 많이 주고 국가경제에도 이바지 해왔다고 생각한다”며, 신의칙을 벗어난 노조의 통상임금 소송으로 인해 3조원에 이르는 금액을 부담하고 미래 성장 동력이 훼손될 수 있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에 답답함을 표시했다. 과거 법원 판결 존중하고 노동부 지침을 잘 따랐는데, 과거에 발목 잡히고 있는 현실이 매우 걱정된다는 취지의 얘기다.
그는 나아가 “제 걱정은 미래에 있다”며, 통상임금 판결이 노조측이 요구하는 내용대로 날 경우 더 큰 혼란이 올 수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자동차 특성상 야근과 잔업이 많아 현재보다 50% 이상 임금을 줘야 하는데, 그럴 경우 현대차와 똑같이 야근하고 특근하더라도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50% 더 많이 줘야하는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박 사장은 이어 “그렇게 될 경우 앞으로 더 큰 노동 시장 분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통상임금 관련 불활실성이 해소될 수 있는 명확한 법리가 만들어질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