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과 분노:트럼프 백악관의 내부’ 아마존 1위
치열한 공방전 불구 트럼프 지지율은 단단
[헤럴드경제=온라인 뉴스팀]“트럼프의 참모와 가족 조차 대통령 자격을 의심했다” “러시아와 비밀 회동은 반역적이고 비 애국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으로 가득찬 도서 ‘화염과 분노:트럼프 백악관의 내부’가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책 내용 일부가 선 공개되자 출판사인 ‘헨리홀트&컴퍼니’에 배포 금지를 요구했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지만 오히려 시장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았다.
출판사 측은 트럼프 대통령 측이 책 내용 공개와 배포 금지를 요구하자 예정을 앞당겨 5일(현지시간)부터 판매를 개시했다.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도서는 세계 최대 온라인몰인 아마존의 도서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CD로 제작된 오디오북은 전체 판매 순위 13위에 올랐다. 5일(현지시간) 오전 한 때에는 하드커버 책과 e-북, 오디오북이 나란히 베스트셀러 1~3위에 오르기도 했다.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언론인 마이클 울프가 쓴 이 책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인터뷰를 싣고 있다. 인터뷰에서 배넌은 2016년 7월 힐러리 트럼프를 공략할 정보를 제공해주겠다며 러시아 측이 접근해왔고,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폴 매너포트 등이 러시아 측 변호사를 만났다고 폭로했다. 배넌은 이 회동을 ‘반역적이고 비 애국적’이라고 비난했다.
울프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당선 직전까지도 당선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았고, 막상 대통령 당선이 되고 나서 느낀 감정은 ‘당혹감’이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결과가 공개되기 몇 시간 전에 당선 가능성을 전해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당혹스런 모습을 내비쳤고, 아내 멜라니아는 당선 소식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기쁨의 눈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당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가 말다툼을 했다는 정황도 전했다.
그는 도서 출간과 관련해 NBC, CNN 등 미국 유력 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지구 위에서 걸어 다니는 어떤 사람보다도 믿을 수 없다”며 “(트럼프 주변의) 모든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어린아이와 같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그는 “백악관 선임 고문이나 가족 구성원 등 트럼프 대통령 주변인들은 100%가 그의 지능과 대통령 자격을 의심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이 아니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트위터에 저자인 울프는 백악관에 전혀 접근할 수 없었으며 자신과 대화한 적도 없다고 책 내용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그는 “거짓말로 가득 찼고, 허위 진술이며 출처도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라며 책을 ‘가짜 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울프는 이날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뷰로 인식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와의 대화는 비공식적인 게 아니었다”며 “나는 대선 전 기간과 그의 대통령 취임 이후 백악관에서 총 3시간을 같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자신에 대한 비판을 ‘가짜뉴스’로 밀어붙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는 역풍을 맞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오는 8일 5시에 ‘올해의 가장 부정직하고 부패한 매체상(賞)’을 발표하겠다”며 ‘가짜뉴스 시상식’을 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CBS 심야토크쇼 진행자인 스티븐 콜베어는 뉴욕 타임스 스퀘어 빌보드판에 ‘모든 부문에서 후보에 오르기를 바란다. 대통령의 배려를 부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광고를 냈다.
울프의 책 내용은 최근 미국에서 진행중인 특검 조사를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로버트 뮬러 특검이 진행하고 있는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혐의의 핵심과 연계되어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증시 훈풍 등의 영향으로 견고한 지지율을 기록했다.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의 5일(현지시간) 발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44%, 반대는 54%다. 지난해 6월 50%에서 계속 지지율이 빠졌던 것을 감안하면 6개월만에 최고치로 올라선 수준이다. 라스무센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시 반등한 것을 두고 다우존스 지수가 30, 산업평균 지수가 25000을 돌파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호조인 것과 관련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