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고 어머니는 감성의 눈물을 글썽거렸다. 지현우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불러주고픈 노래”라고 했다. 이 노래는 MBC 주말극 ‘도둑놈, 도둑님’에서 서현에게 프러포즈할 때 부른 노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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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우는 이 드라마에서 장돌목이라는 캐릭터를 맡아 독립군의 후손으로 태어나 승승장구하는 친일파 자손을 징벌하기 위해 ‘도둑놈’이 된다. 홍길동 처럼 의적 같기도 하다.
“작가님이 전달하고 싶은 게 있었다. 독립운동가 후손은 3대가 가난하고, 친일파는 3대가 부유하게 사는 게 이 땅의 현실이다는 말. 그래서 자기 울타리를 쌓고, 갈등을 심화시키고 사회가 점점 안좋게 돌아간다는 말은 현실에 맞닿은 부분이 있었다. 나도 그런 캐릭터로 이해하면서 국민들의 마음을 대표해서 잘 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다.”
지현우는 정의감 있는 캐릭터가 의외로 잘 어울린다. 정의파 형사로 나온 ‘원티드’도 그랬고, ‘송곳‘에서도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 당하는 노조원의 권익을 위해 도와주는 역할이었다.
“나부터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내 역할에 공감하고 역할을 분석하지 못하면 그런 연기를 해낼 수 없다. 대본을 계속 읽는 수밖에 없다. 한번 읽을 때 느낌과 두세번 읽었을때 느낌이 다 다르다. ‘송곳’때는 노조 현장에 가 그 분들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일하면서 배우도 같이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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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부터 연기를 시작한 지현우는 이제는 무게감과 책임감이 생겼다. 예전에는 그냥 하면 되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태도가 달라졌다.
“나는 하루에 30개 정도의 신을 찍지만 단역분들은 한 신을 찍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하고 왔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랬더니 생각과 태도가 달라졌고 리액션도 달라졌다. 대충 할 수가 없다.”
지현우는 노래부터 시작해 배우로 살고 있지만 둘 다 자신의 철학이라고 한다. 두 가지 장르를 통해 자신의 사상과 자신의 표현을 담고싶다고 했다.
음악의 출발은 레코드 가게를 하던 아버지였다.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강제로 음악을 익혔다. 음악은 부모님이 못다 이룬 꿈이기도 했다. 학교가 끝나고 밤 10시까지 연습을 했다. 지현우의 형은 지금도 음악을 전공해 학교에 강의하러 다닌다.
지현우는 배우 생활을 하면서도 음악을 놓지 않는다. 그는 최근 고(故) 신해철 추모 3주기 행사에도 참가해 노래를 불렀다.
“해철이 형 노래에는 자기 생각을 담은 게 느껴진다. 색깔이 분명하다. 요즘 음악들은 대부분 대중의 트렌드에 맞추지만.”
2004 ‘올드 미스 다이어리’때는 국민 연하남 소리를 듣던 지현우가 이제는 꽤 묵직해졌다. 그는 “저는 변호사라고 생각한다. 캐릭터의 입장에서 서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게 배우의 몫이다. 그러니 연기 잘하는 사람은 악역을 해도 이해가 가게 된다”면서 “표현은 내가 하는 것이다. 나의 철학으로 나를 통해 걸러진다. 그래서 이론적으로나, 정서적으로도 공부를 많이 하고 경험도 많이 해 해가 갈수록 무게감이 있고, 신뢰가 가는 배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