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17조 쏟아부은 삼성…글로벌 ‘기술 초격차’ 다지기

작년 투자규모 10년전보다 4배
아마존·알파벳 이어 세계 3위
IT, 톱10중 6곳…차·제약서 재편

삼성전자가 작년 연구ㆍ개발(R&D) 투자 규모에서 아마존과 알파벳에 이어 세계 3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R&D 투자는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초격차 전략의 발판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기업정보 회사 팩트셋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구개발에 131억8000달러(14조1751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4배나 높아진 것으로, 글로벌 R&D 투자 톱10 기업 중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역대 최대인 16조8031억원을 집행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팩트셋 집계보다 2조원 가량 많은 액수다.

반도체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고 포스트 모바일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요 연구개발 성과로 QLED TV와 초고화질(UHD) TV 등 프리미엄 TV 출시, 모바일용 64단 V낸드플래시 양산, PCㆍ서버용 2세대 10나노급 8기가비트(Gb) DDR4 D램 양산, 초소형 고화질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출시 등을 꼽았다.

메모리반도체와 TV 세계시장 1위인 삼성전자는 글로벌 IT업계에서의 위상을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해 차세대 기술 및 원천 기술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R&D 투자 1위에는 아마존닷컴(226억2000달러ㆍ24조3278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10년 전보다 무려 28배 상승한 것이다.

아마존은 인공지능(AI) 기반 음성비서 ‘알렉사’와 무인점포 ‘아마존고’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AI 개발인력을 5000명으로 전년보다 5배 확대했다.

2위는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이 차지했다. 알파벳의 연구개발비는 10년 전보다 8배인 166억2000만달러(17조8784억원)로 기록됐다.

4위는 비메모리반도체 최강자인 인텔(131억4000만달러), 5위는 독일 완성차업체 폭스바겐(131억달러)이 차지했다. 세계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은 115억8000만달러로 7위에 그쳤다. 삼성전자 이외의 아시아 기업으로는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95억8000만달러로 10위에 들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6곳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 독일, 스위스, 일본이 각 1곳씩 차지했다.

한편 지난 10년 간 글로벌 R&D 투자 주도 업종이 바뀐 것도 눈에 띈다. 작년에는 IT기업이 6곳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10년 전 완성차와 제약사가 10위권에 대거 포진한 것과 대조적이다. 2007년 톱5는 GM(81억달러), 존슨앤존스(76억8000만달러), 도요타(76억1000만달러), 화이자(75억7000만달러), 포드(75억달러)순이었다. 당시 10위권에 든 IT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71억2000만달러)와 노키아(64억1000만달러) 2곳 뿐이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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