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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수은주가 화씨 90도(섭씨 32도)를 웃돈 지난 24일 남가주 오렌지 카운티와 벤추라 카운티 지역 해변에 수만명이 인파가 몰려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헌팅턴 비치와 뉴포트 비치 등 오렌지카운티 관할 해변에는 이날 LA 등지에서 찾아든 사람들로 하루 종일 북적거렸다고 현지의 각종 매체들이 알렸다. 오렌지와 벤추라 카운티 정부는 남가주 기온이 화씨 90도 안팎이 될 것이라는 예보가 있던 지난 22일 주말인 24~25일에 관할구역의 해변에 일반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대신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과 사람 간의 간격을 6피트(약 1.8m) 거리로 유지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지켜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아울러 해변은 개방하더라도 주변의 화장실, 주차장 등은 폐쇄한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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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거의 두달 가까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집안이나 동네에 머물러 있어야 했던 남가주 주민들은 전형적인 캘리포니아의 여름 날씨를 즐기러 차를 몰고 오렌지 카운티와 벤추라 카운티의 바닷가로 ‘탈출’했다.
인구 8만 5천여명인 뉴포트비치에는 이날 해변에 몰린 인파만 4만여명으로 추산됐다. 오렌지카운티 당국은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따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라며 “단 한건의 사고도 없었고, 범칙금 발부도 없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로컬 abc뉴스는 “마스크를 한 사람이 거의 없었고, 바닷가 주변 주민들이 사는 동네 골목마다 방문객들이 세워놓은 차량들로 넘쳐났다”라고 지적했다.
헌팅턴비치 경찰서의 한 간부는 “사람들이 집안에만 갇혀 지내다가 바닷가로 나오는 심정을 이해한다”라며 “지침 위반을 단속하지 않고 가급적 권고하는 수준에서 사람들을 안내하도록 경찰들에게 지시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LA카운티 보건국 바바라 페레르 국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 LA 주민들이 다른 카운티의 바닷가로 나가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겨올 수 있는 위험이 적지 않다”라며 “될 수 있으면 나가지 말고 집에 머무르는 것이 질병 확산을 막는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A카운티에서는 24일 하루동안 607명이 감염자로 추가돼 누적 감염수가 1만 9100명에 달했고 사망자 수도 48명이 늘어난 896명이 됐다. @herald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