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1월 주택 올들어 가장 빠르게 소진…금리인상 우려+고용회복 덕

미국의 11월 기존주택 판매가 저금리, 매물 감소로 인한 매도자 우위 심리 등으로 인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22일(현지시간) 펜실베니아주 마운트 레바논의 한 주택 앞에 판매 중 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걸려있다. [A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저금리와 고용 호조에 힘입어 미국의 주택판매가 석달 연속 증가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2일(현지시간) 11월 기존주택 판매(계절 조정치)가 전달 보다 1.9% 증가한 646만채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650만채를 약간 밑돈다.

NAR에 따르면 이는 1월 이후 최고치이다. 올들어 11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율로 2006년 이래 가장 강한 상승률을 보였다.NAR은 지난달 주택은 매물 출현일로부터 거래까지 보통 18일이 걸렸으며, 상당수 주택은 예상 매도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팔렸다고 밝혔다.

기존 주택 판매는 지난 2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하다 6월, 7월에 증가한 후 8월에 다시 감소했으나 9월 이후 증가세를 유지했다.

11월 말 매물로 나온 주택은 111만 가구로 전년 동월 보다 13% 감소했다. 부동산중개서비스 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11월 주택 매물은 사상 최저 수준이다.

기존 주택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면서 지난달 팔린 기존주택 중위가격은 35만3900달러(약 4억2000만원)로 1년 새 13.9% 올랐다.

기존주택 거래는 미 전체 주택시장 거래량의 90%를 차지한다. 나머지 10%가 신규주택 거래다.

WSJ은 저금리, 가계 저축 증가, 재택근무 확산이 주택 수요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가 생애 주기 상 주택구입 연령대로 진입하면서 수요를 폭증시켰다는 분석이다.

NAR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높은 임대료 상승에 지친 많은 소비자에게 지속적이며 확실한 모기지 상환이 동기 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미 최대 부동산 중개 사이트 ‘리얼터닷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지 라튜 역시 “내년 금리 인상 전망이 잠재적인 구매자들의 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을 우려한 주택 수요자가 주택 구입을 서둘렀다는 얘기다.

앞으로도 강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가들은 전망했다. 윤 수석은 “신규 주택도 시장에 공급되고 있지만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12월에도 기존 주택이 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올해 여름까지 미국의 집값이 작년보다 20% 가까이 급등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줄어든 것이라고 CNBC방송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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