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국가고객만족도(NCSI)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국내외 경기침체 속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기대수준이 낮아졌단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한국생산성본부(KPC·회장 안완기)가 지난해 전국 5대 광역시(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 소비자 8만4992명을 대상으로 국내 82개 업종, 334개 기업·대학·공공기관에 대한 NCSI를 조사한 결과 평균 78.2점으로 2022년의 78.4점에 비해 0.2점(-0.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고객만족도는 다수 업종에서 전년 대비 정체 또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적 경기침체와 고용악화, 가처분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심리 약화로 고객들의 소비패턴이 NCSI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게 생산성본부의 분석이다.
전체 334개 조사대상 기업 중 병원업종의 세브란스병원이 85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병원업종은 고객만족도 82점 이상의 상위 9개사 중 6개나 포함되며 국내 병원서비스 수준의 우수성을 가늠할 수 있었다.
경제부문별 고객만족도를 살펴보면 14개 경제부문 중 전년 대비 4개 경제부문은 상승, 1개 경제부문 정체, 9개 경제부문은 하락했다.
가장 높은 NCSI 향상률을 기록한 경제부문은 교육서비스업으로, 전년 대비 2.1점(2.8%) 상승했다.운수 및 창고업이 1.2점(1.5%), 공공행정, 국방·사회보장행정 1.0점(1.3%),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0.5점(0.6%) 상승으로 뒤를 이었다.
조사 결과 교육서비스업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학생 수 감소와 상위권 학생들의 특정 전공 쏠림으로 학생 이탈이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결과다. 대학들은 다양한 환경개선 사업과 함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취업률 향상을 위해 다양한 지원에 적극 나선 점도 고객만족도 향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안완기 생산성본부 회장은 “경제적 성과와 NCSI는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NCSI를 통해 기업들이 보다 나은 경제적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경기침체 장기화 국면에서도 오히려 기업은 고객만족 투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한다”며 “NCSI가 주가지수, 실업률 등 국가경제 지표를 가늠할 수 있는 예측지표로서 역할을 보다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완성도를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유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