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빠진 늪 생각보다 깊었다…“2023년 상장사 영업이익 16% ‘뚝’” [투자360]

코스피가 하락 마감한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돼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8.94포인트 내린 2,578.08,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2.08포인트(1.39%) 오른 878.33으로 장을 마감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증시 상장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6%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내 증시 시총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업의 부진이 직격탄을 날렸다는 것이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제시한 상장사 247곳의 지난해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297조9728억원으로 전년(356조2112억원) 대비 16% 낮았다.

또 지난해 초 증권사들이 제시했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400조5103억원)과 비교하면 25% 적은 수치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초 반도체 업종이 빠르게 턴어라운드(실적 개선)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턴어라운드 시점이 지연되면서 상장사 실적 추정치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을 29조1990억원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시장 눈높이는 7조3590억원으로 74% 낮아졌다.

또한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손실 전망치는 8조3556억원으로 작년 초 전망치(영업손실 2조4307억원)의 3배 수준으로 늘었다.

2차전지 주요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 추정치는 연초 전망 대비 3% 감소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포스코홀딩스(-30%)와 LG화학(-32%), 삼성SDI(-27%) 등은 작년 초 전망보다 비교적 큰 폭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현대차(53%)와 기아(56%) 등 자동차 종목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작년 초 전망보다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제시한 상장사 235곳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468조8158억원으로, 이들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294조9114억원)보다 58%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실적 개선은 반도체와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34조2784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전망치(7조3590억원)의 4배 수준으로 증가하고, SK하이닉스도 흑자로 돌아서 올해 영업이익이 8조7437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74% 증가하고 포스코홀딩스(14%), LG화학(68%), 삼성SDI(27%) 등도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나정환 연구원은 “올해는 메모리 가격 자체가 상승하는 상황이라 작년보다는 실적 추정치에 대한 신뢰성이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자동차 업종은 지난해 자동차 판매가 워낙 호조를 보였기 때문에 피크아웃(정점 이후 둔화) 우려가 있어 실적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이 최근 반등한 가운데 4분기 반도체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올해는 반도체 업종의 턴어라운드 원년으로 반도체가 시장 전체 이익에 기여하는 정도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주가에 너무 빨리 반영되고 있다”며 “지금 당장 무리하게 시장에 대응하기보다는 1분기 반도체 실적의 윤곽이 잡히는 3월까지 지켜보고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게 유효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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