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추매 망설인 과거 내가 밉다”…엔비디아 ‘연일 사상 최고가’ vs 삼성전자 ‘역주행’, 왜?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작년 10월 하도 ‘고점’이라길래 망설이다 엔비디아 매수 안했는데요. 지금 와보니 그때 그 선택이 너무 후회됩니다.” (온라인 주식거래앱 커뮤니티)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수적인 컴퓨터 그래픽처리장치(GPU) 글로벌 1위 기업인 엔비디아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수출 제품 대량생산에 착수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0% 오른 531.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한 때 540달러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중국용 반도체 칩의 대량 생산을 오는 2분기부터 시작할 계획이라는 소식에 주가가 전날 6.43% 급등하며 5거래일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엔비디아는 8일 성능을 한층 개선한 그래픽카드(GPU)인 RTX 4070 슈퍼, RTX 4070 Ti 슈퍼, RTX 4080 슈퍼 등 세 가지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는 이들 제품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수출 제한 규정에 걸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 증시 대표 반도체 지표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수 종목 중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의 오름세 덕분에 이날도 0.05% 오른 4046.65를 기록했다. 주요 종목들 가운데선 AMD(2.11%), 브로드컴(0.71%), 텍사스 인스트루먼트(0.05%), 퀄컴(0.62%) 등이 상승 마감했다. 반면, 인텔(-0.83%), 마이크론(-1.91%) 등은 전 거래일보다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AI용 반도체 급증에 따른 반도체주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하루 전보다 2.35%(1800원)나 떨어진 7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새해 첫 거래일이던 지난 2일만 해도 7만9600원까지 오르며 ‘8만전자’를 바라봤지만, 불과 5거래일 만에 7만4000원대로 추락하고 만 것이다.

지난 9일 삼성전자 주가는 개장 직후 전 거래일보다 1.57% 오른 7만7700원까지 오르며 5거래일 만에 반등하는가 싶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장중 낙폭을 키워나갔다. 개장 직후에는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의 사상 최고가 영향으로 강세를 보였다가 시장 기대를 밑도는 실적이 주목되면서 반락한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개장 직전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6조5400억원으로 전년보다 84.9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03% 줄었다.

이는 작년 3분기 2조4300억원 대비 15.23% 증가한 수준으로 직전 분기보다는 개선된 것이지만, 최근 3조∼4조원대까지 올라간 시장 전망치에는 크게 못 미쳤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재고자산 평가손실 환입의 규모가 작았고 파운드리 및 시스템LSI사업부에서의 실적 회복도 더뎠다”면서 “그러나 (작년 4분기 실적 부진이) 메모리 때문만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경우 스마트폰 출하량이 5300만대로 우리가 추정했던 기존 추정치(5700만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IT 수요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유통재고 관리를 위한 보수적 출하 기조가 일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전문가들이 내놓은 예상치는 크게 밑돌았다.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보였던 반도체 부문의 반등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적자폭을 예상만큼 줄이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가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Pivot, 금리 인하) 개시와 더불어 AI용 반도체 수요 급증 등 수익성 개선 호재로 인해 올해엔 중장기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10만원까지 줄줄이 올리는 상황이다. 하나증권이 목표주가는 9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높였고, 한국투자증권(9만4000→9만9000원), DS투자증권(9만2000→9만9000원), 메리츠증권(9만4000→9만5000원), NH투자증권(9만→9만5000원) 등도 목표주가 상향 대열에 합류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부터 감산 폭 축소에 따른 고정비 분배와 수익성 회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고, 김록호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도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 밴드 상의 위치도 평균을 하회하고 있어 비중 확대 전략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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