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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지적장애가 있는 직원을 심리적으로 지배해 80대 건물주를 살해토록 교사한 40대 모텔 주인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서원익 부장검사)는 11일 살인교사 등 혐의로 조모(44)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모텔을 운영하는 조씨는 지난해 11월 1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건물 옥상에서 모텔 직원이던 지적장애인 김모(33) 씨에게 80대 건물주 유모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유씨로부터 모텔 주차장을 임차해 쓰던 조씨는 영등포 일대 재개발과 관련해 갈등을 빚다가 유씨에게 앙심을 품고는 거짓말로 이간질해 김씨가 유씨에게 강한 적대감을 갖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김씨가 흉기와 복면을 구입하고 범행 현장의 폐쇄회로(CC)TV 방향을 돌려놓은 채 유씨를 살해하도록 한 뒤 김씨를 강원도 강릉으로 도피시키기도 했다.

수사 초기 조씨는 김씨가 혼자 우발적으로 살인한 것이라며 범행을 부인했으나 검찰은 조씨가 김씨를 심리적으로 지배해 범행하도록 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두 차례 영장이 기각된 후 지난달 13일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조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어 지난달 22일 조씨를 구속 송치했다. 검찰은 휴대폰·노트북 포렌식 통신내역 분석, 재개발 지역 주민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전면 보강수사를 벌였다. 김씨의 진술에 대한 심리분석, 전문가 자문을 통해 조씨 진술과 배치되는 부분을 밝혀냈다.

조씨는 4년 전 김씨에게 일자리를 주며 "나는 네 아빠로서, 네 형으로서 너를 위하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말하면서 노동력을 착취하고 ‘모텔 방세’ 명목의 금품을 뜯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2020년 7월부터 약 3년 4개월간 모텔과 주차장을 관리했으나 임금을 전혀 받지 못했다. 김씨는 모텔이 아닌 주차 관리를 위한 간이 시설물에서 살았는데도 조씨는 모텔 방세 명목으로 매달 50만∼60만원씩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