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과일 가격이 폭등하면서 13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 기여도를 나타냈다. 사과, 배에 이어 귤, 바나나 등 대체과일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소비자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설날 연휴 전날인 8일 과일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했다. 사과(후지, 10개)의 평균 소매 가격은 2만2947원으로 전년 대비 36.2% 올랐다. 같은 날 배(신고, 10개)는 2만5753원으로 2.2%, 딸기(100g)는 1964원으로 전년 대비 36.4% 뛰었다.
여름철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전년 대비 25% 감소한 42만5000t 내외로 추정된다. 배 역시 지난해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감소한 20만3000t 수준에 그쳤다.
주요 과일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대체과일 가격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특히 제철을 맞은 귤에 수요가 몰리면서 인상 폭이 가파르다. 이날 감귤(10개)은 4891원으로 전년 대비 67.9% 치솟았다. 귤은 과실의 크기는 작지만 비교적 저렴하다고 알려져 대체과일로 찾는 소비자가 많다. 실제 사과는 한 알에 약 2300원이지만, 귤은 약 500원으로 4배 차이가 난다.
수입산 과일 마찬가지다. 평년 대비 비싼 가격을 보이고 있다. 바나나(100g)는 290원으로 평년 대비 9.9% 올랐다. 파인애플(1개)도 7153원으로 59.7% 뛰었다.
과일값이 고공행진하면서 13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 기여도를 나타냈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에서 ‘과실’의 기여도는 0.4%p(포인트)를 기록했다. 1월 물가상승률(2.8%) 가운데 과일이 전체 인플레이션의 7분의 1을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이는 2011년 1월(0.4%p) 이후 13년 만에 최대치다.
과실류 19개의 가중치가 14.6으로 전체(1000)의 1.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정부는 과일값 안정을 위해 대형마트 등 유통사의 할인 행사를 지원 중이다. 사과, 배 등 과일 비축 물량의 공급도 서두르고 있다. 전새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