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행동주의 펀드 연합 배당증액 등 요구 내달 주총에 상정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걸린 삼성 깃발[연합]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삼성물산이 다음달 정기주주총회에 행동주의 펀드 5곳의 배당 증액과 자사주 소각 요구안을 상정한다. 삼성물산과 행동주의 펀드 간의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지만 이들 펀드 연합의 지분은 1%대 수준이어서 수용 가능성은 낮게 전망된다.

삼성물산은 14일 공시를 통해 내달 1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시티오브런던 등 5곳이 주주제안으로 올린 자사주 소각과 현금배당 안건을 의안으로 상정한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시티오브런던 등은 삼성물산에 5000억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하고,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해 주당 각각 4500원, 4550원씩 배당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의 배당 요구는 삼성물산이 제안한 배당액보다 각각 76.5%, 75.0% 증액된 규모다. 삼성물산은 보통주 주당 2550원, 우선주 주당 2600원을 배당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환원 강화 요구에 우려를 나타냈다.

삼성물산은 주총 소집 공고에서 “주주제안상 총 주주환원 규모는 1조2364억원으로 2023년뿐 아니라 2024년 회사의 잉여현금흐름 100%를 초과하는 금액”이라며 “이런 규모의 현금 유출이 이뤄진다면 회사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및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체 투자재원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주들에게 회사 측 제안에 찬성하는 내용으로 의결권을 위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삼성물산과 시티오브런던 측은 내달 15일 열릴 주총에서 해당 안건을 두고 표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티오브런던 등 5곳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1.46%로, 이들의 제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편, 삼성물산은 전날 이사회에서 보통주 총 781만주(지분율 4.2%)와 우선주 전량인 16만주(지분율 9.8%)를 소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가로 약 1조원 이상 규모로, 삼성물산 자기주식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여기에는 과거 제일모직과 합병할 당시 취득한 자기주식인 보통주 188만8889주와 기타 주식(우선주) 15만9835주를 임의·무상 소각하는 감자도 포함돼 있다. 지난해 2월 이사회에서 자기주식 전량 소각 정책을 공표한 바 있는 삼성물산은 향후 매년 3분의 1씩 추가로 자기주식을 소각해 오는 2026년까지 보유 전량을 소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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