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기업개선계획 의결에 “조속히 경영정상화”

태영건설[연합]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워크아웃 중인 태영건설에 대한 채권단 협의회의 기업개선계획이 30일 의결됐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태영건설의 계열사 매각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에 관심이 모아진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린 부동산 PF발(發) 우발 채무로 인한 유동성 문제로 워크아웃에 들어간 만큼 회생을 위해서는 추가 자금 확보와 부실 사업장 정리가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최대 관심은 부동산 PF 사업장을 어떻게 정리하느냐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지난 18일 금융채권자 설명회에서 공개한 기업개선계획에서는 실사 결과를 토대로 본 PF 40곳과 브릿지론 PF 20곳 가운데 10곳은 청산, 17곳은 시공사 교체 대상으로 지목했다. 전체 60곳 중 27곳에서의 '사업 철수'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본 PF 중 32곳(4곳은 준공), 브릿지론 PF 중 1곳은 사업이 그대로 진행된다.

다만 청산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가령 본 PF 사업장 중 채권단이 청산을 결정한 구미 꽃동산 개발사업(구미 그랑포레 데시앙)의 경우 부동산 PF 자금을 댄 일부 대주가 사업 진행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청산에 반대하는 대주는 채권 전액 상각 시 손실 부담이 커진다는 이유로 추후 재분양 방식의 사업 재개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태영건설 최대 PF 사업장인 마곡CP4는 공사 재추진 과정에서 대출 3700억원에 대한 약정 체결이 불발돼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약정 체결이 불발된 것은 마곡CP4 개발을 위해 설립한 시행사 마곡CP4 PFV에서 가장 큰 지분(45%)을 가진 IRDV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공사가 지연됐다며 이로 인해 발생한 손실 180억원을 태영건설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태영건설은 자사를 포함한 시행사 4곳이 부담을 지분비율에 따라 나눠야 한다는 입장으로,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 사업 지속에 난항이 예상된다. 나아가 태영건설은 실사 결과 청산 대상으로 분류된 사업장도 시공사 교체 등을 통해 사업을 지속하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태영그룹 관계자는 “청산은 대주단뿐만 아니라 우리도 손실이 큰 선택이라 가급적 시공사 교체를 통해 사업을 지속함으로써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계선계획 의결을 계기로 태영건설의 계열사 매각에 속도가 붙을지도 관심이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개시 이전부터 의료·산업·생활폐기물 처리 분야 업계 1∼2위인 에코비트 매각을 추진해왔다.

태영건설은 최근 매수 희망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서를 발송하고 내달 입찰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3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에코비트의 매각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태영건설은 매각대금이 들어오면 유동성 여력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태영그룹 측은 관광·레저 계열사 블루원이 보유한 경주 소재 골프장 루나엑스CC 매각도 추진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24일 강동그룹에 블루원 소유의 또 다른 골프장 디아너스CC와 인근 콘도, 워터파크 등을 3000억원 중반대에 매각했다. 태영그룹은 당초 루나엑스CC를 함께 매각하고자 했으나 불발됐으며, 이에 별도 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루나엑스CC 매각가는 1500억원 수준에서 거론되고 있다.

임원 감축과 급여 삭감 등을 골자로 한 자구 방안도 추진될 전망이다. 태영건설은 앞서 자구책으로 윤세영 창업회장과 윤석민 회장 2인 면직을 포함해 임원을 22명 감원하는 내용의 비용 절감 방안을 내놨다. 이미 두 회장 모두 이사직에서 물러난 상태다.

임금 삭감도 결정했다. 사장 이상 35%를 비롯해 부사장 30%, 전무 20%, 상무 15%, 상무보 10% 급여가 줄어들고 직원 급여는 2026년까지 동결된다. 현장 감소 등에 따른 유휴인력 93명에 대해서 직무대기를 실시할 계획이다.

태영건설은 이 같은 자구책을 통해 작년 1264억원이었던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를 올해 969억원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인건비는 작년 457억원에서 올해 382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태영건설은 “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안에 동의해준 채권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특별약정(MOU) 체결을 성실히 준비하고, 원활한 공사 진행과 입주에 차질이 없도록 조속히 경영정상화를 이뤄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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