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수백만원대 명품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디올) 핸드백의 원가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380만원짜리 명품 백의 원가는 8만원도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이 디올 이탈리아 지사의 가방 제조업체 디올SRL에 대해 ‘사법행정 예방 조치’를 명령하고, 1년간 업체를 감독할 ‘사법행정관’을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하청업체의 노동 착취를 방치 및 조장한 혐의에 따른 것이다. 법원 판결 사본에 따르면, 소규모 제작업체가 디올 핸드백 하나를 제작하고 받는 돈은 53유로(미화 약 57달러/한화 약 7만8500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디올은 해당 제품을 매장에서 2600유로(약 2781달러/약 385만원)에 판매했다. 원가의 50배 가까이 붙여서 명품으로 파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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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디올 가방을 만드는 하청업체 4곳의 노동자들은 밤샘 근무와 휴일근무 등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공장이 24시간 돌아갈 수 있도록 일부 직원은 작업장에서 잠을 잤으며,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계의 안전장치도 제거돼 있었다.
일부 직원은 회사와 정식 고용계약도 체결하지 않았고, 중국이나 필리핀 등에서 온 불법 이민자들이 고용된 것도 확인됐다.법원은 디올 사업부가 공급 업체의 실제 작업 조건이나 기술 능력을 확인하지도, 정기 감사를 실시하지도 않았다며 책임을 물었다.
한편, 이탈리아 경찰과 검찰은 몇년 전부터 명품 제조사 하청업체들의 노동 실태를 조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