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생산자물가, 7개월만에 하락 전환…다가오는 ‘디스인플레’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의 상추 등 채소 판매대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생산자물가지수가 7개월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먹거리 물가가 안정세를 찾으면서 상승을 억제했다. 소비자물가에 선행하는 생산자물가가 하락 전환하면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하락)’이 뚜렷해질 가능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폭우 등 기상여건에 따라 언제든 농산품 물가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실류 등 일부 품목은 지난해와 비교해 생산자물가가 이미 두 배 가량 올랐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6월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1% 하락했다.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로 지난해 12월 이후 지난 5월까지 여섯 달째 오름세를 지속했으나, 지난달 7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2.5% 상승했다.

생산자물가가 지난 달과 비교해 낮아진 것은 농림수산품 물가가 안정됐기 때문이다. 농림수산품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2.8%나 떨어졌다. 축산물(2.5%)이 올랐으나 농산물(-6.6%), 수산물(-0.8%)이 내려가면서 하락세를 이끌었다.

농림수산품 물가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배추(–45.3%), 참외(-28.1%), 고등어(-39.7%) 등이 전월대비로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전년동월대비 과실류 물가는 여전히 많이 오른 상태다. 사과(71.0%), 배(199.7%) 등이 대표적이다.

먹거리 물가 안정세가 앞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폭우 등으로 채소 가격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성욱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배추 등에 대해선 6월 중에 대한 가격 등락률만 방영된 부분”이라며 “사실 6월엔 생산이 많이 늘어 하락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폭우 등이 반영되는 정도나 폭은 7월이 지나봐야 알 것”이라며 “기후가 계속 이렇게 안 좋다면 오를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생산자물가는 산업용도시가스(-2.9%) 등이 내려 전월대비 0.1% 하락했다.

반면, 서비스 물가는 전월대비 0.1% 상승했다. 사업지원서비스(-0.5%)가 내렸으나 음식점및숙박서비스(0.3%), 운송서비스(0.2%) 등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공산품은 보합세를 기록했다. 음식료품(0.2%),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0.1%) 등이 올랐으나 석탄및석유제품(-0.1%)이 내렸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대비 보합을 나타냈다. 원재료(-1.6%)가 하락했으나 중간재(0.2%), 최종재(0.1%)가 상승했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총산출물가지수는 지난 달과 비교해 0.2% 올랐다. 농림수산품(-2.6%), 전력·가스·수도및폐기물(-0.1%) 등이 내렸으나 공산품(0.4%), 서비스(0.1%)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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