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자금 4조 확보…“현금흐름 개선 중”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실적 악화에 따른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 사유 발생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롯데케미칼이 한숨 돌리게 됐다 재무 특약이 조정되며 최대 2조원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위기를 넘긴 롯데케미칼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20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전날 롯데케미칼 사채권자들은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특약 조정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3개년 누적 평균 이자보상배율(EBITDA/이자비용)을 5배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특약은 향후 법원인가를 거쳐 삭제된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2013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발행한 회사채 14개에서 최근 EOD 사유가 발생했다. 발행 당시 회사채 재무 약정에는 3개년 누적 평균치로 부채비율 200% 이하를 유지하고, 이자보상배율인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이자비용’을 5배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석유화학 업황 침체 여파에 롯데케미칼의 지난 9월 말 기준 이자비용 대비 EBITDA 배율은 4.3배로 떨어지며 EOD 사유가 발생했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특약사항 조정을 위한 사채권자 집회 소집을 결정했다.
다만 롯데그룹이 시가 6조원 규모의 롯데월드타워를 활용해 은행 보증을 추가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사채권자들과 순차적으로 협의에 나서며 안건의 무난한 통과가 예상돼왔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일을 계기로 안정적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10월 기준 보유예금 2조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성 자금 총 4조원을 확보해 안정적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대규모 현금 유출이 수반되는 신규 및 경상 투자는 계획 조정을 통해 현금흐름을 개선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은 에셋라이트(자산 경량화) 전략 방향에 따라 저효율 사업 구조조정, 비핵심 사업 매각을 추진 중이다. 지난 10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LUSR의 청산을 결정했고, 해외 자회사 지분 활용을 통해 1조3000억원의 유동성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