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아내들이 실제로는 집안일을 남편들보다 약 60%나 더 많이 하고 있지만, 남편들은 가사노동을 아내와 똑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영국 바스대, 호주 멜버른대 공동 연구팀은 미국 부부 3000명의 데이터를 통해 이들의 ‘인지적 가사노동’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바스대 아나 카탈라노 윅스 부교수에 따르면 ‘인지적 가사노동’은 정신적 노동이 필수적이지만 가족 생활을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여기에는 청소와 세탁, 일정 관리(가족행사 계획, 병원 예약 등) 등이 포함된다. 육아(유치원·어린이집 ·베이비시터 문제 결정 등), 사회적 관계(가족·친구들과의 소통 등), 음식 준비(식료품 구매 등)도 인지적 가사노동에 해당된다.

연구 결과 아내는 청소, 육아 등 일상적인 일을 남편보다 2배 이상 더 많이 맡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남편은 재정 관리, 집 수리 등 단발성 업무를 집중적으로 맡지만, 이 업무는 아내도 상당분 맡기에 중복된 노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남편은 집안일에서 차지하는 자신의 몫을 과대평가하며, 가사노동을 아내와 똑같이 분담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아내가 집안에서 정신적 부담을 압도적으로 더 많이 지고, 남편은 뒷짐을 지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웍스 부교수는 “아내에게 치중된 집안일은 스트레스와 번아웃의 원인이 되며 여성의 경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부부 사이에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정신적 부담을 더 공정하게 분담하는 것을 둘러싼 부부 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결혼 및 가족 저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