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협의체 조속한 가동 제안
김재섭 합류…친한 최보윤 등용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 |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정국에 대한 ‘공개 사과’로 30일 임기를 시작했다. 권영세 비대위에는 앞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던 김재섭(초선·서울 도봉갑) 의원과 국민의힘 최연소 국회의원인 김용태(초선·경기 포천·가평) 의원, 조정훈(재선·서울 마포갑) 의원 등 수도권 인사들이 전진 배치됐다. 한동훈 지도부에 몸담았던 김상훈(4선·대구 서구) 정책위의장과 주진우(초선·부산 해운대갑) 법률자문위원장이 유임되고 최보윤(초선·비례) 의원이 비대위원에 이름을 올리는 등 친한(친한동훈)계의 합류도 두드러졌다.
권 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우리 국민들은 지금 하루하루가 너무 힘드신데 우리 당, 우리 국회, 우리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너무나 송구스럽다”라며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불안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의 위기가 경제와 안보의 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루속히 혼란을 안정시키고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라며 “국민의힘이 앞장서겠다. 변화와 혁신의 채찍질을 멈추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또 권 위원장은 “줄탄핵으로 국정을 마비시키면 그 피해는 모두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라며 한덕수 국무총리에 이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놓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자제를 촉구했다.
31일 임기를 시작한 새 지도부 인선은 수도권을 전진 배치하고 계파를 아우르며 “구색은 갖췄다”란 평가를 받는다. 특히 전략기획부총장과 조직부총장에 각각 서울 재선과 초선인 조정훈·김재섭 의원을 임명한 점은 ‘영남당’ 탈피 시도로 해석됐다.
그 중에서도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찬성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 의원 7명 중 1명이다. 시대전환 출신의 조 의원은 지난해 9월 22대 총선을 앞둔 ‘현역 영입 1호’로 국민의힘에 합류했고, 총선 이후 총선백서TF 위원장을 맡으며 반한(반한동훈) 메시지를 냈던 인사다. 사무총장에 오른 3선의 이양수(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의원은 지난 대선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을 맡아 친윤계로 분류되지만, 초선 시절 ‘삼정 개혁’ 모임을 주도하는 등 개혁 성향이 짙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대위는 당연직인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외에 3선 임이자(경북 상주·문경) 의원과 재선의 최형두(경남 창원·마산·합포) 의원, 초선의 김용태·최보윤 의원의 7인 체제로 구성됐다. 지난 총선 ‘비례 1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최 의원은 유임된 김상훈 의장, 주진우 위원장과 함께 새 지도부에서 친한 색채를 띈 인사로 분류된다.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에는 대통령실 출신의 친윤 강명구(초선·경북 구미을) 의원이, 수석대변인에는 추경호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대변인을 맡았던 신동욱(초선·서울 서초을) 의원이 올랐다.
새 지도부 인선에는 권 위원장의 ‘당 체질 개선’ 의지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권 위원장은 비대위 제안을 고사한 일부 인사들에게 “당의 체질을 바꿔 달라”며 합류를 설득했다고 한다. 비대위가 실제 성과를 낼 수 있을진 미지수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경험한 보수 진영 내에서는 이번 탄핵 정국 대응을 놓고서도 갑론을박이 진행 중이다. 여권의 비윤계와 친한계를 중심으로 대통령 탄핵 찬성과 탄핵 인용 시 현실화할 조기대선을 감안한 외연 확장 필요성을 언급하는 한편 “조경태, 김상욱 그리고 김예지는 조속히 징계해야 되지 않겠나(홍준표 대구시장)” 등 강경한 목소리도 분출되고 있다. 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