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주가 최고치 기록 후 하락세
미 투자은행 조너선 크린스키 “1월 접근 신중해야”
애플 로고.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미국 주식 시장의 연말 선물은 ‘애플’에게 돌아갔다.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아이폰 교체 수요 기대감 등에 애플 주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미국 증시 사상 첫 ‘시가총액 4조달러’ 문턱에 한 발 더 다가선 것이다.
특히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26일(현지시간) 애플 주가는 전장 대비 0.82달러 오른 259.02달러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는 6주 연속 상승세라는 기록이기도 하다. 이번 달 들어 애플 주가는 총 6.27% 올랐다. 11월 말부터 한 달간 상승률은 7.35%에 달한다.
무엇보다 미국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M7)’ 기업 대부분이 최근 하락장에 있어애플의 성장세가 더 주목되는 바이다. 애플이 최고가를 새로 쓴 26일엔 ▷엔비디아(-0.21%) ▷마이크로소프트(-0.28%) ▷아마존(-0.87%) ▷메타(-0.72%) ▷테슬라(-1.76%) ▷구글(-0.26%) 등 애플을 제외한 M7 6종목 모두가 하락했다.
주가 상승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건 애플의 시가총액이다. 애플의 현재 시총은 30일 기준 3조8122억달러로 시총 4조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다. 4조달러를 돌파할 시 애플은 ‘세계 최초 시총 4조달러 기업’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애플 주가가 올해 264.62달러 위에서 마감한다면 가능한 기록이다.
지난 10월 아이폰16 출시 때만 해도 애플의 주가는 요동친 바 있다. 당시 첫 AI 아이폰의 등장이라며 기대를 모은 아이폰16이지만, 정작 AI 서비스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일부만 구현된 점에 ‘AI 없는 AI 아이폰’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플은 이달 들어 오픈AI의 챗GPT 기능을 탑재한 기기를 출시하는 등 AI 기능 접목을 본격화하며 고전에서 벗어났다. AI 기능 탑재 효과와 함께 2∼3년마다 찾아오는 스마트폰 교체 주기로 아이폰 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주가에 긍정적 요인이다.
또한 증권사 웨드부시의 목표가 상향도 주가 상승에 호재로 작용했다. 경제매체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애플 주가에 낙관적 견해를 보여온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목표주가를 300달러에서 325달러로 상향했다.
댄 아이브스는 “애플이 수년간 이어질 AI 주도의 아이폰 업그레이드 사이클로 진입하고 있다”면서 “(주가가 올해 약 34% 올랐지만)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렇게 승승장구하고 있던 애플에 다시 주가 급락 경고가 발생했다. 29일(현지시간) 조나단 크린스키 투자은행 BTIG 수석 기술 전략가가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는 “애플 주가가 5주 연속 2% 이상 상승한 것은 2010년 4월 23일로 끝나는 5주 기간이 마지막”이라며 “애플이 다시 한번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가 되었고 시가총액 4조 달러에 가까워졌으나 1월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크린스키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5주 연속 2% 이상 상승했던 주가는 이후 4주 동안 평균 4.7%의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크린스키는 “이전 기록을 보면 9번 중 7번, 즉 78%의 경우에서 애플 주가는 하락했다”며 “하락 폭은 2007년 11월 1.1% 소폭 하락에서부터 1999년 2월 19.3% 급락까지 다양했으나 상승한 두 번의 경우에는 2009년 5월과 1991년 3월 각각 약 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고가를 기록한 26일 이후 애플 주가는 다시 하락 중이다. 27일엔 전장 대비 1.32% 하락한 255.59달러에 마감했으며 30일엔 이보다 1.33% 하락한 252.20달러로 장을 마쳤다. 12월의 마지막 날, 애플의 종가가 주목되는 이유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대로 대중국 관세를 강화할 경우 애플이 중국 측 보복 관세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경계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