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 출신 유튜버 “가장 훌륭한 동체 착륙, 참사 원인은 둔덕”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인근의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전날 제주항공 여객기와의 충돌 여파로 파손돼 있다. 방위각 시설은 공항의 활주로 진입을 돕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안테나로, 흙으로 된 둔덕 상부에 있는 콘크리트 기초와 안테나가 서 있는 구조다. [연합]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사고 비행기와 같은 기종(보잉737-800)을 몰았던 항공기 조종사(파일럿) 출신 유튜버가 참사 원인은 ‘콘크리트 둔덕’에 있다고 주장했다.

유튜버 ‘재테크읽어주는 파일럿’은 지난 2일 “사고 난 기종의 기장으로서 마음이 더 많이 아프더라”며 “조종사를 향한 비난들이 일고 있어서 진실을 알려야 될 것 같아서 영상을 찍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사고 여객기인 보잉 737-800 기종을 운행해 본 적이 있다는 그는 “비행시간 7000시간 정도 된다. 사고 난 기장이 6700시간 정도 되더라. 비슷한 시기에 기장이 됐고 사고 여객기와 같은 기종을 운행해 상황이 이해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사고 당시 랜딩기어가 활주로 2차 접근 시 내려오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1차 접근 이후) 사고 비행기 사진을 자세히 보면 양쪽에서 화염이 터지고 있다. 양쪽 엔진이 다 나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2차 접근 시)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이 경우 수동으로 기어를 내릴 수도 있지만 많은 절차가 걸려 5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며 “엔진 2개가 나간 비행기를 돌려야 하는 등 (수동으로 기어를 내릴) 시간적 여유도 없었던 상황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의혹인 ‘왜 역추진 장치인 리버서를 사용하지 않았느냐’는 의문에 “우리가 착륙하고 나면 ‘쿵’ 소리와 함께 몸이 앞으로 쏠리는데 그걸 리버서라고 한다. 차로 말하면 엑셀 같은 스로틀(엔진 추력 조절 장치) 파워를 최대한 줄인 뒤 리버서를 뒤로 당기게 돼 있다. 그러면 엔진에 역추진이 걸리면서 항공기를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며 “기장이 착륙할 때 리버서를 사용했지만 엔진 2개가 나가서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사고기가 반대편 활주로 중간에 착륙을 시도한 것이라는 의문에 대해서는 “가장 가까운 활주로인 우측으로 돌아서 착륙을 시도한 것”이라며 “두 엔진이 나가면 무조건 활주로 방향으로 틀도록 하고 있다. 어떻게든 상공에만 내리면 미끄러지면서 산다. 최대한 많은 인원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그는 “엔진 두 개가 나가 비행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가장 빠르게 활주로에 진입한 것은 오히려 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바다에 착륙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의혹에는 “바다에 동체 착륙했던 경우 생존 확률은 20%고, 활주로에 착륙하면 90%다. 바다로 가는 건 굉장히 무모한 짓”이라며 “조종사는 최고의 동체 착륙을 실시했다. 제가 봤을 때 기체에 손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역사상 가장 훌륭한 동체 착륙을 했다”고 분석했다.

‘재테크읽어주는파일럿’은 무안공항에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을 참사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조종사가 모르는 것이 있었다면 무안공항의 콘크리트 둔덕이다. 이건 KTX가 와서 부딪혀도 폭발할 정도”라며 “전 세계 어딜 봐도 로컬라이저를 콘크리트 둔덕 위에 설치한 곳은 없다. 콘크리트 둔덕이 설치된 공항들의 구조물은 전부 부수고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재테크읽어주는파일럿’은 파일럿 출신 유튜버로 지난 2019년부터 부동산 등 재테크 관련 영상을 올리며 주목받았다. 현재 유튜브 구독자 수만 108만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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