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악화, 고급화 인식 조성”…VIP 서비스 확대
지방 점포들은 복합 쇼핑몰로…진입 장벽 낮춘다
지난해 12월 22일 서울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 2층 ‘프라다(PRADA)’ 매장에서 직원들이 더현대 익스클루시브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현대백화점 제공]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백화점의 명품관 확대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큰손’으로 떠오른 그루밍족을 겨냥해 남성 전용 명품매장을 확충하는 전략이다. 주요 점포에서는 객단가가 높은 명품관을 늘리고, 상대적으로 작은 점포를 복합쇼핑몰 형태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명품관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더현대 서울은 지난해 12월 말, 2층을 럭셔리맨즈존으로 재단장했다. 루이비통과 프라다의 남성 매장 ‘루이비통 멘즈’와 ‘프라다 워모’도 열었다. 서울 서부상권 최초의 남성 단독 매장이다. 프라다는 신규 입점을 기념해 제작한 ‘더현대 익스클루시브’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6월 강남점에 국내 최대 규모의 남성 명품관을 조성했다. 총 6942㎡(2100평) 규모다. 이 공간에는 셀린느, 로에베, 우영미 등 브랜드가 입점했다. 지난해 말에는 루이비통 멘즈와 디올 옴므 등 매장을 열었다.
롯데백화점은 일찌감치 본점 5층에 루이비통, 구찌, 디올 등 30여 개의 남성 명품매장을 운영 중이다.
백화점의 명품관 전략은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명품 브랜드는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20%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불황과 소비 위축으로 국내 3대 백화점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백화점 제공] |
롯데백화점은 10%(1분기)→5%(2분기)→5%(3분기)로 떨어졌다. 신세계백화점은 10.1%(1분기)→7.8%(2분기)→6.6%(3분기)로 낮아졌다. 현대백화점은 유일하게 두 자릿수 신장률을 보였지만, 11.3%(1분기)→12.3%(2분기)→11.6%(3분기)로 상승세가 꺾였다.
하지만 백화점 입장에서 명품을 포기할 수는 없다. 객단가가 높은 만큼 실적을 위한 체질 개선이 절실하다는 판단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전체 거래액 규모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상기후로 패션 부문의 매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명품 매출을 다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종사자는 “명품의 진입 장벽은 높지만, 백화점의 고급화 전략에서 빠질 수 없는 부문”이라며 “백화점이 VIP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상반기 서울 강남점에만 있는 VIP 라운지를 센텀시티점에 신설할 계획이다. 전년도 구매 금액이 1억2000만원 이상인 고객을 위한 시설이다.
백화점의 변신은 진행형이다. 서울 외곽이나 지방 점포를 복합쇼핑몰 형태로 재단장하는 사례도 잇따른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수원점을 재단장해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를 선보였다. 오는 2030년까지 13곳을 늘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지역 맞춤형·도심형 복합쇼핑몰인 ‘커넥트현대’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