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정책 당국 빠른 대응에도 전문가 위험 경고”
“소비자 신뢰·기업 전망 지수 코로나 이후 최악”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국 원화가 정치적 리스크와 경기 침체로 역대 최악의 환율을 기록한 2009년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3일 보도했다.
통신은 달러당 원화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에 육박했다면서 이는 16년 전에 도달한 이래 첫 사례로, 지난달 1486원까지 올랐다고 싱가포르 메이뱅크와 일본 미즈호증권을 인용해 전했다.
통신은 한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미국 국채 수익률 대비 할인폭이 커지면 압박은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원화가 평가 절하됨에 따라 한국 자산에 대한 인식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통신은 이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고 뒤이어 그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서 한국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지며 시작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책 당국자들은 추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빠르게 대응하고 있지만, 투자 전략가들은 원화가 추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사크티안디 수팟 메이뱅크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정치적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 1500원 저항선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달러당 원화 환율은 변동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 구조로 인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소비자 신뢰지수나 비즈니스 전망 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악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블룸버그는 한국 정부가 올해 경제 성장 전망을 하향한 사실을 전했다.
미즈호증권의 쇼키 오모리 수석전략가는 “달러당 1500원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기업 실적은 예상보다 부진하고 정치적 혼란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여서 원화에 부정적인 요소들의 종합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