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으로선 헌정 사상 처음으로 수시기관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도 과천 공수처에 도착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12·3 불법계엄’ 선포로 내란 우두머리(수괴)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과천=이상섭 기자 |
尹-김건희 여사 경호 “그대로 유지”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체포되는 순간까지도 “국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의 심경과 다짐은 대통령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체포 당일에만 세 차례나 전해졌다. 체포영장 집행으로 탄핵 정국이 또 다른 국면을 마주한만큼 윤 대통령 측은 추가적인 여론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의 메세지는 15일 하루만에 영상, 사진, 전언 등 다양한 경로로 국민들에게 공개됐다. 전일 오전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배포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출입기자단에 공유했다. 이는 영상으로도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다”며 공수처 출석 배경을 두고는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한 마음일 뿐”이라고 했다.
오후에는 대통령실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윤 대통령의 입장이 추가 공개됐다. 대통령실은 오후 2시에 열린 긴급 수석회의 결과를 알리면서 정 실장의 발언도 함께 전했다. 정 실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관저를 떠나기 전 마지막 말씀으로 “지금 이 순간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다치지 않는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페이스북에서는 새해 초 윤 대통령이 직접 작성한 ‘국민께 드리는 글’ 육필원고 사진 등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서 윤 대통령은 “계엄은 범죄가 아니다”라며 “‘계엄=내란’ 이라는 내란몰이 프레임 공세로 저도 탄핵소추됐다”고 했다. 해당 글에는 그간의 국정운영 성과, 계엄의 배경과 정당성 설명, 부정선거에 대한 자신의 믿음 등이 종합적으로 담겼다.
이밖에도 여권 관계자 등을 통해 윤 대통령의 행적도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토리 좀 보고 가야겠다”며 반려견이 있는 방에서 10여분간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김건희 여사도 함께 있었다는 후문이다. 윤 대통령은 전일 조사에서 진술 거부를 이어간 것으로도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지 이틀째인 16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연합] |
윤 대통령의 심경 등이 각종 채널을 통해 수차례 전해진만큼 향후에도 SNS 등을 통한 메세지 발신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서울구치소에 있는만큼 왕성한 활동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아직 방향성이 정해진 건 아니지만, 할 수 있는 선에서 해가겠다”게 변호인단 측의 입장이다. 윤 대통령의 SNS는 최진웅 전 대통령실 국정메시지비서관을 주축으로 변호인단이 관리 중이다. 변호인단 또한 전일 체포영장 집행을 계기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적막감이 감돌면서도 비교적 차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전일 경호처가 저항하지 않으면서 체포영장 집행이 빠르게 진행되자 당혹감이 일부 나오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정 실장의 당부대로 “흔들림없이 소임을 다 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경호처는 윤 대통령의 체포로 전례없는 ‘구금경호’를 하기도 했다. 경호처는 윤 대통령의 신분이 유지되는만큼 기존 경호체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경호처 관게자는 “부인 김 여사에 대한 경호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