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토화된 LA인데…‘프리즈 LA’ 예정대로 열린다

LA 카운티 동부 내륙 알타데나 지역에서 발생한 ‘이튼 산불’로 불타 사라진 집.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미국 유명 아트페어 ‘프리즈 로스앤젤레스(LA)’가 내달 예정대로 진행된다.

프리즈 조직위원회는 지난 17일(현지시간) “LA에서 발생한 파괴적인 화재로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마음을 전한다”며 “다만 현재 도시가 직면한 어려움은 ‘공동체와 함께 재건하고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강화할 뿐”이라고 밝혔다. 올해 프리즈 LA는 내달 20일부터 23일까지 산타모니카공항에서 열린다.

이달 7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일대를 덮친 화재가 좀처럼 진화되지 않는 가운데 대규모 미술품 아트페어가 개최되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번 산불로 7500채 이상의 건물이 파괴되면서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키스 해링, 데미안 허스트, 존 발데사리, 케니 샤프 등 유명 작가의 작품들도 전소됐다. 각 점당 가치는 수백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개최된 프리즈 LA. [프리즈]


이날 프리즈는 LA에 기반을 두거나 연고가 있는 작가, 갤러리스트, 큐레이터 등이 낸 성명서도 배포했다. LA에서 발생한 2건의 대형 산불 중 하나인 ‘이튼 산불’의 불길로 집과 스튜디오를 잃은 작가 켈리 아카시의 성명도 포함됐다. 아카시는 “LA 산불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더 확산돼 다른 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프리즈는 게티재단이 이끄는 1200만달러(약 175억원) 상당의 ‘LA 예술 공동체 화재 구호 기금’(LA Arts Community Fire Relief Fund) 설립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산불로 피해를 본 예술가를 지원하는 기금 마련에 몬 아트 콜렉티브(Mohn Art Collective, 해머미술관·LACMA·MOCA)를 비롯해 이스트웨스트뱅크, 멜론재단, 헬렌프랭켄탈러재단, 앤디워홀시각예술재단, 카타르박물관, 포드재단 등도 참여하고 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는 LA 아트쇼도 내달 19일부터 닷새간 LA 컨벤션센터에서 예정대로 개최된다. 주최 측은 “참가 갤러리 규모는 산불을 고려해 아직 확정 중”이라며 “갤러리와 작가로부터 ‘공동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프리즈 LA는 프리즈 모회사인 엔데버(Endeavor)가 아트페어 브랜드 매각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뒤에 개최되는 첫 행사다. 지난해 11월에 한 발표에 따르면 이번 프리즈 LA에는 가고시안, 글래드스톤, 마리안 굿맨 갤러리, 하우저앤워스, 페이스, 화이트큐브, 데이비즈 즈워너 등 대형 갤러리를 비롯한 101개의 갤러리가 참여한다. ▶관련기사 ‘프리즈’ 모회사, 아트페어 매각 검토…프리즈 서울 영향받나

Print Friendly